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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 가족 갈등 ] 어머니를 모시고 싶은데 아내가 반대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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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50회 작성일 19-07-0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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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년에 은퇴하는 60대 남성입니다. 고향은 서울인데 직장 따라 여기로 내려온 지 어언 35년이 되었습니다.

5남매 형제 중에서 제일 맏이로 자라며 어릴 때부터 특별 대우를 받았습니다

선친께서 나이 50에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시자 어머니는 가장의 역할까지 하시며 씩씩하게 살아오셨습니다

친척 어른들은 저를 볼 때마다 자식은 부모 마음 다 모른다.’ ‘네가 어머니를 잘 돌봐야한다.’ 

어머니가 진짜 괜찮은 게 아니다. 네가 걱정할까봐 일부러 괜찮다고 하시는 거다.’ 라고 하셔서 늘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 마다 서울에 사는 동생들이 돌아가며 어머니를 보살펴 드렸습니다

저는 부담감만 있었지 멀리 산다는 이유로 전혀 도움을 드리지 못했지요. 본가에만 다녀오면 저의 마음은 항상 복잡했습니다

장남인 제가 어머니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회갑이 되시던 해부터 명절이면 늘 이 문제로 아내와 다투었습니다

장남인 내가 불효자다. 동생들에게 면목이 없다. 내가 당장 어머니를 모시고 와야 되겠어!’

그러나 제 말에 대한 아내의 반응은 나도 못된 며느리는 아니거든. 오시라고 해도 지금은 안 오실거야

지금은 아니야. 당신 그 성질에 당장 모시고 오기만 해봐! 그 날로 이혼이야!’

참 많이도 싸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요. 그로부터 30년이 흘렀습니다

어머니도 올해 90이시고, 이제는 혼자 지내시기엔 위험하고 불편한 게 많습니다. 동생들은 요양원에 모시자고 합니다

은퇴를 앞둔 저는 어머니를 이곳으로 모셔오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직 이런 제 속마음을 아내에게 비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시간을 어머니 곁에서 보살펴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를 바로 요양원으로 모시면 제가 너무 괴로울 것 같습니다.



A.

  지난 35년간 내내 효도하고 싶은 마음과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 사이에서 마음고생이 많으셨으리라 짐작이 갑니다

장남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도 많으셨군요90 노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장남의 아름다운 마음을 존중합니다.

내년에 은퇴하고 나서 그토록 바라던 어머니와의 시간을 꼭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어머니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해드리고 싶고, 동생들에게 진 빚을 갚고 싶은 소망을 꼭 행동으로 옮기시길 권유합니다.


  그 시간이 3개월이든 6개월이든 아니 몇 년이 되건 길고 짧은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실천하는 것이 성숙된 장남의 모습입니다. 실천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차근차근 준비하십시오.

앞으로 어머니 모시는 모든 일은 절대로 아내에게 미루지 않고 직접 내 손으로 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내 어머니는 내가 모신다는 분명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어머니 식사 챙기기, 병원 모시고 가기, 산책 나가기, 목욕 시켜드리기, 말 동무 되어주기 등등.  

그리고 아내에게 지난 30년간 어머니 모셔오는 일로 스트레스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기 바랍니다

아내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구체적 계획도 없이 무조건 불만만 이야기 했던 일은 정말 아내에게는 폭력과 다름없었습니다

아마 아내는 여장부처럼 씩씩하고 생활력 강한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이 너무 두려웠을 겁니다

어쩌면 아내의 마음은 헤아리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리는 남편의 태도가 더 불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이 바로 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이혼을 하겠다는 생각은 어머니도 원치 않을 겁니다

아내에게 진솔하게 속마음을 표현하세요. ‘나는 어머니를 모시고 싶다.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하겠다. 그래서 준비를 하려고 한다.’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곳으로는 여기 내 집도 좋고, 어머니 집도 좋고, 또 다른 조촐한 전원주택도 좋습니다

이혼까지도 결심했는데 뭐가 두렵습니까

아마 아내도 정말 필요하고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