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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 부부 갈등 ] 저도 모르게 남편을 비난하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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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128회 작성일 19-04-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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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결혼 15년 차, 두 딸을 둔 직장 맘입니다. 평상시에 저도 모르게 남편을 비난하게 되어 곤란한 상황이 생겼습니다.

남편과는 10년을 사귀다가 결혼했습니다남편은 제가 우울하게 지낼 때 늘 함께 해준 고마운 사람입니다

저는 대학 시절 내내 유난히 불안하고 우울하여 많은 방황을 했습니다

학교도 전공도 마음에 들지 않아 마음 붙이지 못했으며 정말 무기력한 대학시절이었습니다

막상 졸업이 다가와도 하고 싶은 일도 없고 뭘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때도 그는 늘 함께 해 주며 취업 준비를 도와주었습니다

운 좋게 제가 먼저 취직을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축하와 인사를 받으며 아! 내가 대단한 일을 해냈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힘들었던 대학 때와 달리 직장 생활은 재미있었습니다. 저의 기분 상태는 회복되고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직장에서도 꽤 인정을 받았습니다. 저는 평생 남편에게 고마워하며 살아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변했다는 걸 느낍니다. 매일 이유 없이 남편에게 짜증을 내고 있습니다. 

직장과 가사 일로늘  허덕이고 있지만 남편은 제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더 짜증 나는 일은 점점 더 남편이 초라하고 보잘것 없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남편은 장래 비전이 별로 없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정년 보장도 없는 불안한 상태입니다

최근에 저를 직장 후배들과 비교하면서 짜증이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그들은 비혼을 선언한 골드 미스들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거침없이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해 제 삶은 구질구질하게 느껴집니다. 그들이 저에게 했던 말 한 마디 선배는 왜 그러고 살아요?’ 

이 말을 계속 생각하면서 저는 견딜 수 없이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이 한심해지고 말이 날카로워집니다.

저도 불쌍하고 남편은 더 불쌍합니다.

제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맞지요?

 


A.

  요즘 많이 지치고 우울한 기분이시군요쉼 없이 살아오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안식년 같은 제도가 있어서 변화와 휴식을 통해 힐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20대를 길게 방황하며 무기력하게 보냈다고는 하지만 그 시기 가장 중요한 발달 과업인 일과 사랑 모두 성취하셨군요

그리고 가정을 이루고 두 자녀도 두셨군요.

   

  결혼 15년이면, 시기적으로 서로 익숙하고 편해지면서 살짝 권태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뭐 좀 더 재미있는 게 없나 하고 둘러보게 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모인 행사장에서 우리 부부의 모습이 초라하고 시시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자연스러운 발달 심리의 변화입니다.

후배를 보면서 그들이 그토록 부러운 것은 지금 많이 지치고 기분이 우울하기 때문입니다

당분간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그들과는 거리를 두세요

나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다치지 않도록 잘 보호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남편으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십시오. 남편이 나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기대하기보다 스스로 자신을 챙기는 겁니다

어디에서든 나의 주인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편으로부터 독립하여 자기 실현과 자기 발견의 과정을 밟아가는 것입니다

다시 20대에 경험했던 우울 모드로 돌아가게 되면 또 다시 위로자를 찾고 그에게 기대는 삶을 살게 됩니다.

  

  자신의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 일을 찾아봅시다

신심 돌봄 단체에 가입하기, 존경이 가는 성직자와의 만남, 믿음이 가는 의사나 상담자에게 도움 청하기

주변에서 멘토 찾기, 취미활동, 여행, 독서, 운동 등과 자기 자신 돌보는 일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세요

지금 당장 자유롭고 재미있는 삶보다, 먼 훗날 훨씬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 지혜로운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잘 따라 배울 것입니다. 자녀를 양육하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아름답고 위대한 일이기도 합니다.

 

  첫 마음으로 남편을 대하세요

그 역시 가족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가 먼저 당신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