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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 부부 갈등 ] 아내를 어떻게 도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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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72회 작성일 18-11-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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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결혼 17년 차 두 아들의 아버지입니다. 회사 생활 25년 째이고, 곧 은퇴를 걱정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결혼 후 줄곧 회사 일에 매여서 전혀 집안 돌아가는 일에 신경 쓸 여유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동안 육아며 가사는 완전히 아내의 몫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매일같이 새벽 출근을 하여 3끼를 회사에서 먹고, 저녁은 언제나 늦게 퇴근했습니다

아이들과 별로 놀아주지도 여행을 함께 해 본 기억도 많이 없습니다.

 

  지난 주말 집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큰아들이 학원을 몇 번 빠졌다는 이유로, 둘째 아들은 친구들과 피시방에서 시간을 오래 보냈다는 이유로 아내가 화가 났습니다

아내는 두 아들을 때리고, 욕하고, 물건까지 집어던졌습니다. 급기야 둘째 아들이 컴퓨터 모니터를 부수고 집을 나갔습니다

아수라장이 된 거실에서 아내는 대성 통곡을 하였습니다

큰아들은 완전 기가 죽어 엄마 비위를 맞추고 있고, 둘째는 무섭게 돌변해 엄마에게 대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아내의 표정과 목소리가 어쩌면 그리 장모님과 판박이인지 깜짝 놀랐습니다

처갓집에서 몇 번 목격한, 온 가족을 벌벌 떨게 하던 바로 그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어릴 때 아내는 일찍 혼자가 된 알콜 중독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았고, 그 집에서 도망치다시피 저와 결혼을 했습니다

자신은 아픈 상처가 많다며 아이들은 정말 사랑을 듬뿍 주며 키우고 싶다고 말했던 참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집을 치우고 아내를 달래서 진정시킨 후 둘째 아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놀이터 구석에서 찾아낸 아들과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아버지는 너무 바빠서 멀게만 느껴지고, 어머니는 너무 싫다고 했습니다

늘 감시 당하는 듯한 숨 막히는 상황이라 이렇게 거칠게 반항하지 않으면 어머니는 분이 풀릴 때 까지 자신들을 괴롭힌다고 했습니다

저에게는 울면서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저도 그날 많이 울었습니다

분명 아내도 저에게 여러 번 신호를 보냈는데 그때마다 제가 회피했지요

제가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 돌아보며 많은 후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합니다



A.

  그동안 성실히 일하며 살아오셨군요. 그렇게 가족들의 경제를 확실하게 책임지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하게 믿고 계셨군요

그런 믿음이 무너져 내린 느낌이라 정말 놀라고 대처가 어려우셨을 줄 압니다

이전부터 자녀 양육에 함께 동참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그 중요성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더욱이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마음을 열고 진솔한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으니 그것은 도와 달라.’ 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좋은 엄마의 포부를 이야기했던 아내도 잘 해보려고 했겠지요. 그러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나 봅니다

그날 당황하여 더 화를 내거나 아내를 원망하지 않고 온 가족을 두루 달랬다니 정말 따뜻한 품성을 가지신 남편이고 아버지입니다.

아내가 표현한 어린 시절은 학대, 거부로 점철된 상처의 시간이었군요. 

아내가 어떻게 지내왔을 지를 상상해 본다면 현재의 모습을 더 이상 비난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선 아내와 특별히 시간을 내세요. 기분 좋아질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한 데이트를 하세요. 산책이나 여행이면 더욱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