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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 가족 갈등 ] 시어머니의 부정적인 태도가 견디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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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531회 작성일 18-10-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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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결혼 10년 차 주부입니다. 저는 막내로 태어나 사랑을 많이 받았고, 언제나 가족들을 웃게 만드는 집안의 귀염둥이였습니다

어른들의 칭찬을 받으며 아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성장했습니다

결혼할 때 부모님은 사돈은 복도 많지. 너 같은 복덩이를 며느리로 데려가시니 얼마나 좋으실까!’ 라고 하셨고,

저는 그 말만 믿고 결혼생활이 자신 만만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의 가족이니 화목한 관계에 대한 기대가 굉장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부모님을 만나면서 매사에 부딪치고 보니 혼란이 왔습니다. 특히 어머님에게는 저의 모든 것이 못마땅하신 듯 합니다.

정리 정돈, 세탁, 음식, 등 제가 일하는 방식 모두를 일일이 지적하고 비난하고 가르쳤습니다. 늘 화가 난 목소리입니다

너는 정말 잘 하는 게 없구나. 친정에서 도대체 뭘 배워왔니?’ 라는 말씀까지 하셨을 때 너무나 무력감이 느껴졌습니다

어머님 만나는 것이 두렵고, 아이들에게 계속 짜증만 내고 있고 우울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제 자신이 너무 싫어서 어머니 만나는 일을 최소한으로 줄였습니다. 남편은 이런 상황을 곤혹스러워 했습니다

최근 남편이 함께 어머님을 만나러 가자고 조심스럽게 제안했습니다

한편으로 의도적으로 시댁을 피한다는 죄책감이 많던 저는 기꺼이 동행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랜만에 만난 어머니는 부정적이고 억센 말투로 3시간 내내 말씀하셨습니다

일방적으로 쏟아낸 이야기 주제는 마음에 들지 않는 현 정부, 마음에 들지 않는 친척들의 처신, 마지막엔 시아버님에 대한 비난이었습니다

듣고 있는 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에게 한 남편의 말이 더 충격이었습니다.

엄마가 오늘은 진짜 조심하시네. 너 나무라는 말 한마디를 안 하시네. 이제 됐지? 내가 엄마를 단단히 교육 시킨 보람이 있네!’하는 겁니다

어머니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계속 함께 들었던 남편은 어머니가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하네요. 제가 보기엔 그 전 모습 그대로 인데요

정말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A.

  결혼 후 시어머니로부터 지속적인 지적을 받아서 자존감이 뚝 떨어지고 우울한 시간을 보내셨군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선한 사람이 어머니와 정서적 단절을 선언했을까요

참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는 사랑을 많이 받으셨다니 복이 많은 사람이었군요

그 단단한 내공이 지금 자녀 양육하는데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을 겁니다

어머니로부터 오는 비난의 말 때문에 자신이 우울해 지는 것을 금방 알아차린 것도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입니다

어머니와 잠시 정서적으로 단절이 필요해요.’ 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용기 또한 자신 돌보기를 잘 할 줄 아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건강을 잘 돌보아야 어린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어린 자녀들의 지도자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어머님이 변한 건 사실이군요

오랜만에 만나서 며느리 비난을 하나도 하지 않았고 그동안 시댁 걸음을 하지 않은 서운함도 전혀 표현하지 않았군요

대신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다른 대상에게 표현했군요

어머님은 어떤 삶을 살아오신 분입니까? 어머님은 자신의 삶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학창 시절, 결혼생활 등 그 어느 시기도 잘 풀린 적이 없는 실패한 삶이라 생각하고 계시지는 않을까요

그래도 제일 잘한 게 아들 잘 키운 건데, 멋지게 키워 놓은 아들을 젊은 며느리가 데려간 것이 많이 억울하신 모양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정서적 단절 후 남편도, 시어머니도 노력을 많이 했다는 것은 맞는 말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의 숨은 노력을 알아보는 눈과 그것을 칭찬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친정 부모님과 시 부모님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른 것 같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살림 사는 솜씨로만 며느리를 평가하시는군요

친정에서는 완전한 인정을 받았지만, 시어머니 기준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나 봅니다


  하지만 우리 귀여운 자녀들이 엄마의 말과 행동을 보며 삶을 배우고 있다는 것 아시지요

남편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자신의 어머니를 웃으며 대하는 아내 표정입니다

시어머니의 부정적 표현은 그 분의 취미 활동이지 그 분의 모든 것은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지금까지 하셨던 것처럼 불편한 상황과 거리 두기와 자기 돌보기를 하시고,

직면해야 할 때는 시어머니가 그런 사람임을 수용하고 웃으며 넘기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