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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 가족 갈등 ] 가부장적인 부모님과 갈등을 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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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12회 작성일 18-07-0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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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결혼한 지 3개월 된 33세 남성입니다. 저희 부부는 지난 2주 동안 잠도 설치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부모님과의 관계 때문입니다. 정말 언젠가는 터질 일이 터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주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무조건 아버지께 맞추셨고 저희 3남매도 항상 아버지 말에 순응하며 살아왔습니다

저는 몇 번 작정하고 아버지를 거역하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그때 마다 어머니의 간곡한 만류로 제 생각을 접어야 했습니다

직장 때문에 타 도시로 분가하고 이제 결혼도 해서 가정을 이뤘지만 아버지는 사사건건 간섭을 많이 하셨습니다.


 보름 전 제사 때 일입니다. 제가 회사일 때문에 내려갈 수 없어서 아내 혼자 제삿날 이틀 전에 내려가서 새 며느리 역할을 열심히 했습니다

제사를 지내고 나서 어머니께서 잠은 근처에 있는 아내 친정에 가서 자고 내일 다시 와서 시부모에게 인사하고 올라가라고 했습니다

그때 누나가 옆에서 그냥 친정에서 바로 올라가라고 하세요. 자꾸 이러시면 요새 젊은 애들 당장 이혼하려고 해요.라며 한 마디 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너희 아버지는 친정에도 안 보내려고 하는 걸 내가 우겨서 보낸다.’고 하셨습니다

누나는 아버지, 이러시면 안돼요. 신혼 부부들 본가에 발 끊어요.’라고 강하게 나갔습니다.

그때 아내도 용기를 내서 친정 부모님도 많이 속상해 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시집왔구나. 나도 멋대로 하는 자식은 필요 없다. 모두 돌아가거라!’라는 말이 아버지 입에서 나와 버렸습니다

겁에 질린 아내는 택시를 타고 친정에 갔고 이튿날 바로 집으로 올라와 버렸습니다.

그 뒤로 저도 아내도 이 상황이 너무 속상해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진정으로 이 결혼을 잘 유지하고 싶습니다. 아버지가 저희 부부를 대하는 태도를 이제는 바꾸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음 약한 아내는 이제 그만 버티고 부모님께 사과하러 가자고 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정말 힘든 상황이군요. 결혼 3개월이면 부부가 서로를 더 깊이 알게 되고, 양가의 문화를 서로 맞춰가는 조심스러운 시간입니다

두 사람 모두 긴장되고 힘들기도 하지요. 잘 적응하려고 애쓰다가 이런 상황이 되어버렸군요.

그리고 아버님은 자녀를 대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고 계시군요

그러나 지금까지 모든 가족이 속으로 불만이 있어도 겉으로는 군말 없이 그런 방식을 잘 맞추어왔고요

그래서 아버지는 자신의 방식이 아랫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을 전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방식을 완전히 나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아버님이 보고 배우며 자신 시기에는 그 방식이 보편적이었으니까요


  이것은 언젠가는 충돌하게 될 사회 문화적 문제입니다. 이 집안에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너무나 다행인 것은 누나가 당신들의 편입니다. 그리고 더욱 다행인 것은 이 결혼의 유지에 대한 확고한 당신의 자세입니다

아내와 함께 손잡고 이제부터 본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의논하세요

아버지가 만든 가족 규칙을 무조건 따르거나 반항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두 분 만의 새로운 가족 규칙을 만들어 가는 것을 의논하세요

명절, 생신, 어버이날, 제사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으로.


  아내가 함께 부모님께 가자고 했다니 아주 현명한 판단입니다. 무서우면 그냥 피하고만 싶을 텐데, 시부모님과 관계를 잘 수습하려고 하는군요

아내와 함께 새로운 회사 일로 출장을 가는 기분으로 부모님께 가십시오

마치 까다로운 고객을 만나 중요한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는 직원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행동하십시오. 부모님도 제사 이후 많이 힘드셨을 겁니다

그동안 감정적으로 대처한 말이나 행동은 정중하게 어른들께 사과하세요. 하지만 부모님이 틀렸다거나 바꾸라고 말하지는 마세요.

너무 힘든 것은 힘들다고 말하세요. 두 분이 의논한 가족 규칙을 말씀드리세요.

이번 상황은 모두에게 아프지만 성숙이란 선물을 줄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 어른이 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