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인데 가사노동과 육아부담은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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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인데 가사노동과 육아부담은 ....
Q :
저희는 결혼 15년차 맞벌이 부부입니다.
아내인 저는 직장일과 집안일로 늘 바쁘고 몸과 마음이 지쳐있습니다.
저의 집은 거의 매일 가사일로 다투게 됩니다. 집안일 도와달라는 호소를
무시하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미움 때문에 여간 불행하지 않습니다.
저는 50대 50의 가사분담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불평과 불만에 못 이겨 선심 쓰듯 어쩌다 한번 씩 하는 청소나
설겆이도 어찌나 무성의하게 대충 하는지 제 마음에 들게 해놓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매번 제 손이 가야 일이 끝납니다.
매일 매일 해야 할 일이 쌓이는 집안 꼴을 보면 저도 모르게 화가 나고
언성이 높아집니다. 이렇게는 더 이상 살수 없다고 했더니
저더러 당장 직장을 때려치우고 남편의 월급만으로 살림을 하라는 겁니다.
이렇게 힘든 아내를 알아주지 못하는 남편과의 결혼은 정말 지치고 답답합니다.
A :
자신의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는 남편을 보며
몹시 억울하고 불행하단 생각이 들겠군요.
남편은 ‘바깥일’ 아내는 ‘집안일’로 구분되던 몇 십 년 전엔
부부싸움의 소재도 되지 않았던 일이었습니다.
남녀가 함께 생계비를 버니까 집안일도 반씩 부담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겠지요.
그런데 현실은 그 논리대로 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수입이 아내 쪽이 더 많은 가정이나,
우리나라보다 여성 사회진출이 앞선 나라에서도
가사노동은 여전히 70-80% 아내 몫인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젊은 부부인 경우 가사 일을 많이 도와주기도 한다지만
그래도 아내 쪽 관점에서는 '아직 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혼한 부부들을 분석한 결과 공평하게 가사를
부담한다고 갈등이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보고합니다.
가사일 50% 부담한 부부가 가사일 10% 부담한 부부보다
덜 싸우는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남성의 경우 결혼에 대한 첫 번째 기대는
<b>‘의식주의 편리함’ </b>입니다.
그러니 가부장적 사고가 뼈 속 깊이 배인 한국남성에게
집안일 알아서 해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러나 여성의 경우 결혼의 의미는
'남편의 애정’ 입니다.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을 아내에 대한 사랑의 표시로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청소할 때마다 설거지 할 때마다
무심한 남편을 생각하며 차곡차곡 앙금을 쌓아갑니다.
남편은 집안일을 그저 ‘귀찮은 일’로만 해석하고
아내는 그것을 ‘사랑의 표시’로 해석합니다.
가사분담 50%를 주장하다 가정의 평화가 위협받고
결혼생활이 불행해진다면 병 고치려다 사람 죽이는 일이 됩니다.
맞벌이 부부의 50% 가사분담 주장은 어쩌면 버려야 할
‘결혼신화’일 수도 있습니다.
부부는 늘 공평하지도 않고 공평할 수도 없으니까요.
현실적으로 두 사람 다 지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합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몇 가지 구체적 집안일을 부탁하며
간략하게 적은 종이를 냉장고에 부쳐놓고 느긋하게 기다립니다.
그리고 해 놓은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저 고맙다고 합니다.
불평과 비난은 누구나 기분 나쁘게 되고 일할 맛을 앗아갑니다.
그러니 정중하게 요청하십시오.
한 편 남편은 아내만큼 못하더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많이 돕지 못해도 고마움은 자주 표시하세요.
실제로 아내들이 원하는 것은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갑자기 쉬이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집안일 해결의 또 다른 발상의 전환은
* 자녀가 성장할 때까지 일을 조금 줄여보기,
* 직장근처로 이사 가기, 집안청결 수준 낮추기,
* 믿을만한 이웃이나 반찬가게에 음식 부탁하기,
* 가사 도우미(우렁각시)에게 도움 요청하기 등입니다.
행복한 부부들은 집안일을 서로 얼마나 하는가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양보와 타협이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 이글은 가톨릭마산주보(6월)에 실린 글입니다.
∎ 김홍숙 ( 좋은벗 상담교육센터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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