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친정 행사에 잘 안가려고 해서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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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결혼 17년 된 부부입니다. 지난 주말 저의 친정 아버지생신을 저만 다녀왔습니다. 형부 세 분 모두 멀리서 일부러 시간 내서 참석하셨는데 저의 남편만 빠졌습니다. 젊었을 때는 회사에서 야근도 있고 주말도 일하는 날이 있어, 그 핑계를 대며 빠졌습니다. 이제는 아예 자신은 가고 싶지 않다며 저 혼자 다녀오라고 할 때도 많습니다.
저희 부모님과 형제들은 저더러 남편을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남편의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셔서 남편은 친척집을 전전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신 챙길 시부모님도 안계시고 명절도 딱히 가야할 시댁이 없습니다.
남편은 시부모님 산소에 가자고 하고, 또는 어릴 때 거두어준 고모님 댁에 가자고도 했습니다. 남편이 가고 싶어 고모님 댁에 가봤지만 그 댁에서는 저희들을 그리 반기지도 않았습니다. 그 후 저는 다시는 고모님 댁 발길을 못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명절이면 일찍 친정에 가서 음식도 만들고 오빠네와 함께 연휴 끝까지 지내다 돌아왔습니다. 자녀교육상 외사촌끼리 친하게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남편은 명절도 얼굴만 내밀고 바로 혼자 집에 가서 지냅니다. 물론 저의 부모님께는 공손하게 하고 용돈도 잘 드립니다. 그런데 처가에서 지내고 있으면 마음이 편치 않고, 처갓집 산소에 가는 것은 더욱 싫다고 합니다.
저는 딸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이렇게 행동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남편의 속 좁은 이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요.
A
처가를 맘 편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족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남편의 모습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하시군요. 남편이 명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대접받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원하시는군요.
어릴 때 부모님을 잃었다면 부모님과 관련된 그의 사고방식을 옆에서 조언하는 일은 어려울 것입니다. 그 생각이 많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처갓집 산소에 가는 것도 강요하지 마세요. 남자들은 집단무의식 속에 자신의 조상을 소홀하게 하면서 처가 산소에 가는 것에 대한 본능적 죄책감이 있습니다. 남편이 당신 부모님 챙길 때 기쁘고 고마운 것처럼 당신도 시부모님 산소와 고모님께 인사하는 것을 남편이 많이 원하고 있을거예요. 아니 그것 때문에 마음을 많이 다쳤을겁니다. 고모님 댁의 반응과 상관없이 남편의 마음은 고모님을 찾아가고 싶을 겁니다.
현재 남편의 행동이 꼭 옳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부부관계를 위하여 남편의 생각을 존중하세요. 만약 더 잘 지내고 싶으면, 함께 시부모님 산소도 가고 고모님께 인사도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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