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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늙으신 어머니를 모시는데 아내와 문제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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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좋은벗
댓글 0건 조회 6,297회 작성일 11-04-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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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최근에 집에서 어머니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부모님 두 분이 함께 시골에 계시다가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억지로 시골생활을 정리하시게 하고 서울의 형님댁으로 모셔갔습니다. 어머님, 형님 모두 원치 않으셨지만 제가 우겨서 서울로 가시게 했습니다. 그러나 1년을 못넘기고 형님과 형수님이 어머니를 귀찮아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둘째 아들이면서 막내인 저는 꼭 우리 집으로 모시고 와서 제가 여생을 지켜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내도 마지못해 허락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어머님과 함께 지내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어머님도 나름 고집이 있어서 저희들의 생활이 못마땅한지 이것 저것 의견을 말씀하시는데 아내가 힘들어합니다. 이제 더 이상 자식을 위해 희생하던 헌신적이고 유순한 옛날의 어머니가 아닙니다.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거기다가 지금 이 시대에 맞지도 않은 ‘내가 젊었을 때는...’라고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겨우 한 달이 되었는데 벌써 앞일이 걱정이 됩니다. 아내와 사소한 일에도 자주 다투게 됩니다. 아내가 어머니 대하는 태도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자신이 젊었을 때 어머님이 서운하게 한 것이 많다고 어머니께 한번 따져 물어보겠다고 했습니다. 사과를 받아야 억울함이 풀리겠다는군요. 첨엔 모시는 걸 허락한 아내가 고마웠는데 요즘은 아내가 밉기까지 합니다. 참 어렵습니다.

A

  부모의 노후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자식의 마음은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대가족이 오순도순 서로 배려하며 사는 모습은 우리 모두가 부러워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어렵습니다. 어머니를 모시려다가 아내도 관계도 나빠지고 어머님도 불편해 하신다면 이건 더 이상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어머니께 잘하고 싶은 애틋한 마음은 양육될 때 받은 관심과 사랑으로 생기는 자식의 충성심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힘들어도 견딜 수 있는 힘도 있고, 기쁨과 충족감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입장은 다릅니다. 사랑하는 남편의 어머니로서 대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남편에 대한 고마움이나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경우, 따뜻하게 모시는 것은 어렵습니다. 더구나 어머니에게 서운한 것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우선 아내와 따로 오붓한 시간을 가지고 어머니에게 서운한 사연을 당신이 먼저 들어주세요. 끝까지. 그리고 젊고 철없던 시절 아내의 서운했던 마음을 알아주세요. 어머니대신 진심으로 사과 하세요. 그리고 함께 사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참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표하세요. 아내에게 억지로 어머니 봉양을 강요하시면 안됩니다. 어머니에게 관여된 모든 일은 당신이 책임지는 것이 맞습니다. 처갓집에도 더 관심을 가지세요. 아내가 마음이 열리면 당신을 도와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