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투성이인 아들이 너무 미워서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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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어머니입니다. 저는 정말 아들이 밉습니다.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녀석을 보고 있으면 마치 제 인생의 낙제 성적표를 보는 듯합니다.
‘저 녀석은 인간 안 된다’고 하며 한숨만 푹푹 쉬는 남편도 원망스럽습니다. 중학교에 들어오면서부터 아들은 이미 부모의 말이 먹히지 않았습니다. 성적은 물론 바닥이고, 학교도 잘 안 가려하고, 학교에서는 여러 비행과 연루되어 전학권유도 받았습니다. 지금도 보호관찰 중입니다.
제 자식 잘못 된 것을 남 탓할 것도 없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이 아이를 낳았습니다. 둘째를 낳아 키우면서 예쁘고 사랑스러워 안아주고 업어주면서 느꼈는데, 큰아이를 키울 때는 그렇게 해 주지 못했습니다. 어느 한구석 예쁜 데가 없고 늘 어렵고 힘들기만 하였습니다. 고집이 세고, 말도 듣지 않고, 많이 울었습니다.
육아의 힘겨움에서 탈출하고자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저도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업해서는 인정도 받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겨 숨통이 트였습니다. 솔직히 큰아이와는 함께 학교 준비물을 챙겨본 적도 없고, 소풍이나 학교행사도 참여해 본적이 없습니다. 대신 퇴근 후 공부에 대한 기대는 있어서 숙제나 공부를 봐준다며 화를 많이 내었습니다. 제 급한 성격에 많이 때렸습니다.
요즘 큰아이는 집에서 밥 한 끼 먹지 않고 가족과 다투는 것 외에는 대화도 한마디 안합니다. 매일 아침엔 제가 학교까지 차로 태워 주어야지 겨우 등교를 합니다. 이걸 계속 해야 할까요? 가끔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불쌍하고 미안하고 죄책감도 느껴집니다. 그런데 눈만 마주치면 모든 것이 못마땅하니 금방 그 마음이 사라집니다. 며칠 전 아들의 여자 친구가 문자를 보내왔어요. “어머니, 예철이가 어머니를 많이 사랑하고 있어요. 집 나가면 금방 찾고,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라고요. 저는 이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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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말 힘드시겠군요. 보호관찰을 받고 있다면 이미 아들 때문에 좌절한 적이 여러 번 있으셨겠지요. 그때마다 고통스럽고 힘드셨겠네요. 아들을 보는 것이 자신의 인생 성적표 같다는 표현을 들으니, 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나 아이가 밉다는 표현도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어릴 때 아이를 마음으로 잘 돌보지 못한 것을 충분히 반성을 하셨군요. 너무나 다행인 것은 학교를 아직 다니고 있고 마음을 터놓는 여자 친구가 있군요. 남편도 아들이 잘되길 원하지만 방법을 모르고 화만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과 싸울 시간이 없습니다.
자녀에 대한 우리의 모든 실망은 기대에서부터 왔습니다. 공부, 친구관계, 학교생활, 가정생활, 성격, 습관 기타 등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대가 있었고 실망이 있었습니다. 아드님은 이 다양한 영역에서 늘 야단맞고, 잔소리와 벌을 받아 많은 좌절을 겪어왔습니다. 그래서 가출과 비행과 같은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좌절경험을 처리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절망적인 생각, 전가하는 생각, 자책하는 생각, 비난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아드님에게 마지막 기댈 수 있는 장소는 부모입니다. 모든 기대를 내려놓으세요. 매일 차로 태워주기를 원한다면 태워주세요. 여자 친구를 함께 불러 맛있는 음식을 먹이세요. 집에 들어오면 와서 고맙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밥은 먹었느냐고 물어주세요. 함께 마주할 시간이 나면 어린 시절 못해준 사랑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사과하세요.
보호 관찰을 받는 아이들에게는 멘토 시스템이 있습니다. 자원봉사 멘토가 아이를 만나서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드라이브도 합니다. 그렇다고 당장 그들의 행동이 변화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에게 좋은 사진이 저장될 수 있도록 저축을 하는 거지요, 아들을 대할 때는 마치 멘토 봉사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세요. 말없이 지켜봐주세요. 그러면 아들과의 관계가 서서히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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