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별거중인데, 딸아이의 우울이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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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40대 직장 여성입니다. 남편과 별거 중이며 15세 딸을 혼자 키우고 있습니다. 연애로 만난 저희 부부는 많이 다투는 결혼 생활을 했습니다. 남편은 이런 저런 이유로 직장을 여러 번 옮겼습니다. 그 후에는 사업을 한다고 했지만 요령 없이 시작했다가 실패하고 경제적 손실만 냈습니다. 힘든 일은 하려 들지 않고 무능하게 하루 하루 보내는 모습을 보고 있는 일은 정말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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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상황이 늘 좋지 않았으니 부부싸움은 끊일 날이 없었습니다. 저도 강한 성격이라 저희들의 부부싸움은 정말 격렬하였습니다. 시부모님께서는 저더러 ‘여자가 돈 번다고 유세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저는 너무 억울했습니다. 직장 생활하랴, 아이 양육하랴 녹초가 되어있는 아내에게 대접만 받으려 드는 아들을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저를 나쁘게 보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혼 가정에서 불우하게 자란 터라, 이혼만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차라리 이혼하자고 했지만 저는 저의 신앙안에서 잘 견뎌보고 싶었습니다. 남편이 정신을 차리면 재결합할 요량으로 별거에 들어갔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저는 죽을 만큼 고생했는데 주변에서는 알아주지도 않고 별로 편 들어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저 매일 저녁 딸 붙들고 제 심정을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딸이 울면서 ‘제발 엄마 이야기 좀 하지 마세요’라고 하더군요. 저도 힘들다고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혼 부모 보다 더 큰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딸은 요즘 들어 부쩍 말이 없고, 표정이 어둡고 우울해 보입니다. 제가 너무 부족한 부모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자신의 상처도 큰데, 딸의 우울을 알게 되어 걱정이 많이 되시겠습니다.
우선 힘든 상황에서도 이혼을 결정하지 않고 재결합을 위한 별거를 선택하신 것을 칭찬드리고 싶습니다. 별거기간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감정적 욕구 충족을 위한 힐링시간으로 잘 보내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우선 당신에게는 지금 당장 지지가 되어줄 대상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가 필요합니다. 당신을 지지해 줄 수 있는 가족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듣고 조언 해 줄 성직자나 상담자가 필요합니다. 모든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당신에게 필요한 정서적 지지를 얻어 내세요. 우울한 딸을 잘 도와 주기 위해서는 자신을 하루빨리 잘 추스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딸 아이와 나누고 싶은 유혹이 크겠지만 절대 금물입니다. 아이는 지금 가족의 분열 때문에 슬픔을 겪고 있습니다.
딸 입장에서는 이제 아버지가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을까 걱정되고, 친구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되고, 커서 어른이 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고, 그리고 결혼에 대하여 두려움이 느껴질 것입니다.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아버지를 배신하는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즉 내면에서 전투가 일어나서 혼란을 겪게 됩니다. 부모가 싸우는 모습은 아이에게 큰 스트레스입니다. 유아의 소변에서 검출되는 스트레스 수치를 보면, 부부가 어떤 식으로 얼마나 자주 싸우는 지를 예측하는 연구가 있을 정도 입이다. 부모님의 다툼은 어린 자녀에게는 불안이 되고, 커서는 우울이나 비행, 중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모의 욕구 때문에 아이에게 부담 주는 일은 이제 그만 하세요.
좋은 부모는 청소년 자녀에게 지도자, 교사, 상담자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오랫동안 정서적 혼란과 싸우고 있는 딸을 위해 좋은 멘토나 도움이 될 지지자를 연결해 주세요. 그리고 자신의 상처를 추스르고 나면, 딸과 함께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권합니다. 딸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세요. 그리고 잘 도와주세요. 모녀가 행복한 마음이 되면, 남편과 재결합의 시간은 당겨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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