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화장실을 너무 자주가고 오래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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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중 1 아들 때문에 힘듭니다. 어릴 때부터 순종적이고 시키는 일만 하던 아들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약속을 했다가도 부모가 안된다고 하면 한 번 떼를 써 보지도 않고 그만 두는 아이 였습니다. 때로는 속으로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한 번 더 졸라 볼 일이지’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말 수가 적어지고 저를 무조건 피합니다. 가장 걱정스러운 일은 하루에 화장실을 8번 정도 가는 것입니다, 똥이 자주 마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30분씩 앉아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똥이 안 나와서 그렇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늘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잔소리를 합니다. 중학교에 가니 해야 할 것도 많은데 이렇게 화장실에서 시간을 허비하니 제가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제가 하도 속상해하니까 동생이 대신 형이 들어간 화장실앞에 지켜서서 나오라고 고함을 칩니다. 하나 둘 셋 크게 숫자세기도 하고 ,때로는 형이 나온 다음 들어가 냄새도 맡아 보곤합니다. 그리고는 제게 와서 일러줍니다. ‘엄마 이제 형 나왔어.근데 똥 안 누었나봐. 똥 냄새가 안 나’
형에 비해 행동이 빠릿빠릿하고 대답도 잘하는 둘째는 이렇게 제 비서 노릇을 합니다. 이렇게 속을 태우는 형에 비하면 동생은 어리지만 항상 저의 위로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보고 남편은 제 편이 되어주지 않고 오히려 저를 야단칩니다. 제가 너무 편애를 한대요. 큰아이를 그냥 두라는 겁니다. 저는 그 말이 가장 듣기 싫습니다. 남편은 시댁 형제 중 가장 착하고 욕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효자 노릇은 혼자서 맡아 합니다. 저도 친정에서 막내로 별 기대 없이 자라다가, 결혼 전 까지 전문직인 언니 집에서 조카를 돌보다가 결혼 했습니다. 저희 부부 둘 다 양가에서 인정은 못받고 허드렛 일만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아들만은 공부도 잘하고 좋은 직업도 가지고 남에게 무시 당하지 않고 살았으면 합니다. 제 마음이 이러하니 큰 아들만 보면 조급증이 납니다. 어떻게 해야 아들 화장실 병을 고칠까요?
A
화장실 문제는 매일 부딪치는 문제 이니 하루 하루 일상이 답답하고 어려우시겠네요.그 뿐 아니라 이제는 엄마를 피하려한다니 훈육도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좌절감이 크시겠습니다. 화장실 가는 것이 심리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서 상담을 요청하신 것 같습니다.저도 전적으로 같은 생각입니다. 아들은 왜 어머니를 회피할까요? 아들은 왜 화장실을 자주 갈까요? 화장실에 가면 어머니를 확실하게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자기주장을 해보지 못한 아들은 ‘저를 있는 그대로 봐 주세요. 저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말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머니 앞에서 말하기는 너무 두렵고, 말을 했다하더라도 먹히지도 않을 것 같아 그 방법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그가 선택한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동생과 비교되어 집에서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어머니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자랐고, 그 동안 불만이 있어도 속마음을 애기하거나 주장을 해 보지도 못했군요. 이렇게 해도 야단 맞고, 저렇게 해도 야단 맞고 ....그래서 점점 무기력해지고 그 무기력은 학습되어 이제 퇴행행동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춘기가 되어서 이제 어떤 행동으로 나올지 아주 염려스럽습니다.심하면 더 무기력 해지면서 은둔형 외톨이나 대인 기피로 갈수도 있으니까요. 아들의 얼굴에서 밝은 웃음을 기대하신다면 지금까지의 패턴을 바꾸셔야합니다. 한 일주일 잔소리를 딱 멈추세요. 화장실과 관계되는 이야기는 일체 중지 하는겁니다. 정 힘드시면 입은 마스크로 가리고 수화(손으로 대화하기)로 소통하는 것도 권할 만한 방법입니다.
동생에게도 당부하세요. 엄마를 도와 형을 감시하는 일은 하지 말라고요.
일주일을 잔소리를 중단 한 후, 이렇게 대화를 시작하세요.
‘엄마가 지금까지 너를 너무 어린애 취급을 했구나. 그동안 참 미안했다.’
‘내가 많이 고칠께. 가끔 실수해도 용서해줘. 노력할께.’
‘너를 사랑한다. 너를 믿어볼게.’‘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해.’
자신의 소망이나 바람을 자녀를 통해 성취하려할 때 자녀가 고통을 받을수가 있습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재 삶을 좀 더 즐겁고 지혜롭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자신을 돌아보고 사고도 바꾸고, 해 오던 패턴도 바꾸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려우시면 주변에 도움을 줄만한 멘토를 찾을 것을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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