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중인 아내가 저를 탓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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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50대 중년 남성 입니다.작년 말 아내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발병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3기였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고 있지만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모시고 살던 80세 모친은 따로 분가를 하게 되었고, 아내는 암환자를 위한 요양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병원으로 요양원으로 따라다니며 아내 뒷바라지를 하고 있습니다. 암투병 하는 아내도 고통스럽겠지만 저도 이 일이 6개월째 접어드니 솔직히 몸과 마음이 힘듭니다.
아내는 암이 걸린 원인이 저와 저의 모친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병실에서도 요양원에서도 고함 지르고 욕하고, 있는 대로 짜증을 냅니다. 결혼 생활도 행복하지 못했고, 10년 전부터 모친이 저희와 함께 살게 되면서 그 스트레스로 병이 났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받아주고,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모친에게서 걸려온 전화도 안받겠다고 화를 내는 겁니다. 모친은 며느리의 안부가 궁금해서 전화를 하셨다는데 이럴 수가 있습니까?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병이 나을텐데 악만 남아있습니다. 아내는 원래 내향적이고 참을성이 많은 사람입니다. 잔소리는 많아도 우리는 크게 싸워본 적이 없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젊었을 때 바깥으로 많이 돌았습니다. 아내의 잔소리를 피해 일부러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둘 사이의 어색함과 불안이 싫어서 모친도 제가 우겨서 집으로 모셨습니다. 아내는 끝까지 모친 모시는 것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라 볼 수 있지요. 아내는 제가 모친 두둔할 때 마다 화가 나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째 시어머니 전화를 안받겠다니 말이 됩니까? 항암 치료하느라 머리도 다 빠지고 초라하게 여위어있는 아내가 불쌍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집에만 오면 화가 다시 살아난다면서 계속 요양원에 있겠다고 고집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아내의 암 투병 생활로 온 가족이 힘들고 불편한 생활이 되었군요. 긴 병을 함께 하는 남편의 입장 정말 지치고 어려우시겠습니다. 거기다 계속 짜증을 받아주는 일은 여간 힘든 게 아니지요. 아내는 자신의 암이 남편과 시어머니 때문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내가 어째 이런 병에 걸렸단 말인가’ 라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해야 이 암이 스스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입니다. 그와 관련해서 억울한 것이 많은 모양 입니다.지금은 잘하고 있지만 남편만 보면 과거의 표현 하지 못한 상처가 울컥 울컥 올라오는 모양이군요.
아내는 지금 몸과 마음이 쇠하여 이성적으로 사고가 되지 않는 것 같군요. 간병하는 남편에게 할 말, 안할 말 구별 하고 조심하는 제어판이 고장이 난 모양입니다. ‘감정의 홍수’상태 이거나 ‘이성 마비’상태인 것 같군요.
아내가 원하는 대로 아내 앞에서 모친 얘기 꺼내지 마세요. 그리고 화가 진정될 때 까지 마음 편안 곳에서 지내도록 배려해 주세요. 화가 풀릴 때 까지 이야기 들어주고 사과를 요구하면 무조건 사과하세요. 아내의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영원히 가지는 않습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우면 부부상담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주변에 도와줄만한 사람을 찾아보거나 전문가에게 도움청하세요. 아내도 자신의 성격이나 가족 대처방식에서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내는 남편과 자신의 과거가 편안하게 수용되어야 병과 싸울 수 있는 힘이 생길 것 같습니다. 건강을 회복한 아내와 함께 살거나, 또는 아내를 편안하게 보내야 할 일이 있더라도 이 문제는 꼭 해결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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