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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 가족 갈등 / 개인 심리갈등 ] 부가 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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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326회 작성일 17-01-1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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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30세 미혼 여성입니다.

평소 말이 적고 조용하며 다양한 대인 관계를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학창 시절을 어렵게 보냈습니다.

어렸을 때는 이런 제 성격 때문에 부모님으로부터 꾸중을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활달하고 적극적인 언니와 비교 당하면서 늘 우울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능력 부족으로 열등한 것이 아니라 원래 타고난 기질임을 알고 난 후부터는 제 자신을 사랑하고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학교도 마치고 제 성격에 딱 맞는 일도 찾았습니다.

이제 가족들은 저를 잘 이해하고 기다려 주며 존중해 줍니다

어린 시절 그저 대답도 잘 안하는 반항아처럼 취급 당하다가 지금은 마음씨 고운 예쁜 딸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사업부도와 교통사고로 온 가족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 있었는데그때 저는 헌신적으로 가족애를 발휘하며 가족들을 도왔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가족들로부터 완전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가족들이 저를 애물단지로 여겼다면, 지금은 아주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니가 결혼을 하면서 형부가 우리 가족의 새 멤버로 들어 왔습니다

형부는 마치 아들 없는 저희 집에서 장남 역할을 결심한 사람처럼 몸을 아끼지 않고 행동합니다.

물론 부모님은 이런 형부를 많이 든든해 하셨지요.

그런 형부 눈에는 제가 나이에 맞지 않게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답답한 처제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최근에 형부가 가족 모임에서 있었던 제 행동을 지적하며 훈계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저는 그 말을 들으며 마음이 심하게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그 불편함을 이야기 했고, 어머니는 언니에게 처제를 훈계하는 일은 자제해 달라고 완곡하게 부탁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전달 과정에서 어떤 오해가 있었나 봅니다새벽에 형부가 가족 카톡방에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장인어른 그리고 장모님! 계속 이렇게 받아주시면 안됩니다저는 처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비난을 받더라도 제대로 예의를 가르치겠습니다.’ 라고.

 

저는 너무 서럽고 속상해서 많이 울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뜻이라 하더라도 정말로 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제게 왜 그랬느냐고 물어나 봐야지

제 얘기는 하나도 들어보지도 않고 그저 이해 할 수 없다니…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A.

자신의 성격을 가족으로부터 이해 받지 못해 마음고생이 많았군요.

특히 늘 형제자매들과 비교 당하면서 구박 받는 경우 어릴 때부터 심한 상처를 받게 마련입니다

더구나 부모가 자녀들의 태도나 행동을 고쳐 보겠다고 심하게 혼내거나 벌을 주기도 하는데 

자녀들은 그 상처로 인하여 심한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게 됩니다.

특히 기질이 내향적이고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는 경우에는 어릴 때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져 무력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상황이 변하면서 가족의 이해도 받게 되고, 자신의 일도 갖게 되었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거기다 부모님께서 따뜻하고 마음씨 착한 딸로 대해주시고 기다려 주신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또 위기 상황을 이겨내면서 가족끼리 서로의 속마음을 발견할 수 있게 되어 곤경의 시기를 오히려 감사해야 할 지경입니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색안경을 끼고 살아가고 있는데 실수로 넘어졌을 때 

비로소 그동안 끼고 있던 색안경이 벗겨지면서 비로소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형부의 훈계와 새벽에 본 카톡 메시지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릴 적 가족으로부터 이해 받지 못해서 서럽고 슬펐던 기억 속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형부는 지금 새로 만난 가족 속에서 좋은 사위 역할을 하고자 의욕에 넘쳐 있군요.

그러나 이 가족이 지금까지 살아온 가족 규칙, 가족 비밀 그리고 가족 의식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처제의 언어 소통 코드를 모릅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이렇게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이해하려면 우선 그 사람 사정을 귀담아 잘 들어 봐야 합니다.

 

아무 대응하지 마세요.

당신의 가족이 이 상황을 도와 줄 것입니다. 형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해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늘 자기 자신 돌보기를 잘 하셔야 합니다. 과거의 복잡했던 감정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마음을 잘 알아차리고 자신을 격려하고 사랑하셔야 합니다.

충분히 아름다운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