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가 남편을 너무 구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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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결혼 5년차 주부입니다. 저는 남편을 함부로 대하는 시아버지와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남편 때문에 너무 속상합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남편은 저 보다 더 아이들을 잘 다룹니다. 그리고 가사일도 잘 도와줍니다. 제 마음도 잘 헤아립니다. 남편은 고등학교시절부터 몸이 많이 아팠고, 지금도 대학병원에서 매달 체크를 하고 평생 약을 먹어야합니다. 몸이 아파서 학창시절 공부를 놓치는 바람에, 청년기를 무척 어렵게 보냈습니다. 젊은 시절 객지에서 진로로 방황을 하다가 이곳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습니다.
시아버지는 매우 성실합니다. 그리고 매우 건강하십니다. 그래서 남편이 몸이 약하고, 아프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십니다. 신장이 안 좋다는 명백한 병원 진단에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왜 그게 안 되니?’, ‘네가 어릴 적에...’, ‘내가 그때 뭐라고 했니!’‘라는 말만 하십니다. 말투가 비난적이고 강압적입니다.
며칠 전 일하던 남편은 갑자기 몸에 적신호가 와서 “아버지, 제가 몸이 안 좋아요.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쉬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넌 어째 이 상황에서 니 몸만 생각하니?” 라고 하셨답니다.
남편은 그대로 차를 몰고 나가 찜질방에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집에서는 남편을 찾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어리석은 행동이지요. 이런 한바탕 해프닝이 있고난 후면 아버님 잔소리가 약간 수그러듭니다.
저는 남편이 너무 불쌍하고 시아버지가 원망스럽습니다. 물론 아버지의 저 깊은 마음은 하루 빨리 아들에게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은 심정인 줄 압니다. 남편이 저렇게 스트레스를 받는데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몸이 아프고, 상사인 아버지에게 기 죽어있는 남편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하시군요. 가장 역할에 충실한 남편에게 많은 사랑과 연민을 가진 사랑스런 아내이군요.
성인이 된 아들과 아버지가 한 공간에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로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 됩니다. 남편은 아버지에게 일을 배우기로 한 순간부터 아마 아버지의 말투에 대해 각오를 단단히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태도는 어릴 때부터 익히 봐 왔을 겁니다. 객지에서 방황시기를 보내며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도 해 보았을 겁니다. 어쩌면 아내가 마음 조리는 만큼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남편과 아버지는 공격-회피-순응의 패턴을 반복하며 그들만의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한 방법도 어른스러운 행동도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집에서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보이는 의젓한 행동은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가부장적 아버지와 함께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아빠노릇을 하는 남편은 대단합니다. 칭찬해 주세요. 자신이 스스로 몸 관리도 하고, 일도 하고, 아내도 잘 헤아리는 남편은 멋진 면이 많은 사람입니다. 남편은 아내의 인정과 칭찬을 통하여 위로와 용기를 얻고 더욱 책임감을 느끼며 자기주장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시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속 깊은 사랑은 있는 것 같습니다.그리고 아들이 한 가정을 책임질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하기를 바라는 부모 심정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아들의 입장을 공감하는 것은 절대 안되시는 분이고, 고쳤으면 하는 부분만 서툴고 거칠게 표현을 하시는군요. 아버님의 그 태도를 바꾸기를 원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한번쯤은 며느리 입장에서 안타까움을 전달해 볼 수는 있겠지요. 조심스럽게 딱 한번 쯤.
남편의 건강이 걱정 된다면 맞벌이 준비를 권합니다. 아내가 함께 경제활동을 하게 되면 남편도 한결 여유를 가지고 일 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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