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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화를 참지 못하는 남편때문에 아들들이 힘들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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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좋은벗
댓글 0건 조회 5,641회 작성일 15-11-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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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춘기 두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남편과 저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일하는 엄마를 도와 일찍부터 독립적이고 씩씩합니다. 학교생활도 무난하고 친구관계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형제 우애가 좋습니다

  문제는 남편입니다. 화를 잘 내고 가족들이 모두 자신을 따라주기를 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조건 화를 냅니다. 남편은 8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중학생이 된 후에는 혼자 힘으로 공부했습니다. 홀어머니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고 동생들의 든든한 보호자였습니다. 저는 남편의 성장과정을 듣고는 측은한 생각에 웬만하면 불평하지 않고 따라줍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것을 아주 고통스러워합니다. ‘아버지 말에 토를 단다. 늑장 부린다. 식사태도가 나쁘다. 아는 분께 인사를 무성의하게 한다.’ 등등. 아이들을 거의 사관생도 다루듯이 합니다.

  며칠 전 아침입니다. 큰아들이 등교한다고 집을 나섰다가 다시 준비물을 챙기러 와서 현관문을 활짝 열어둔 채로 자기 방에 갔습니다. 마침 잠옷차림으로 거실 청소를 하고 있던 남편이 곧바로 문 닫아하고 고함을 쳤지만 큰 아들은 곧 나갈거예요!’라며 자기 하던 일을 계속했습니다. 그때 작은 아들이 앞집에선 억지로 보려고 애써야 보여요라고 형을 편들었습니다. 남편은 화가 많이 나서 토를 다는 작은 아들에게 바로 따라가 몇 대 때렸습니다. 큰아들이 동생을 데리고 나가고 제가 울면서 남편을 말리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 후 아버지가 사과를 해도 두 아들은 전혀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아버지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 아이들이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잘못된 것일까요? 작은 아들은 교과서를 가져와서 가장이란 가족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라는 대목을 보여주며 가장으로서 자격이 없는 아버지가 너무 밉고 한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A

  화를 잘 내는 남편과 억울하게 야단맞는 아이들 가운데서 늘 조마조마한 심정이시군요. 평소 가족을 아끼는 남편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아는 지라 이런 문제도 평화롭게 넘어가길 원하시는 군요. 그동안 남편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며 인간적 믿음을 가지고 살아오신 부분에 대해서 칭찬 드립니다.

  그러나 부모 역할은 다릅니다. 건강하고 좋은 부모 모습을 원하시지요? 그래서 고민 하고 계신 것 맞지요? 그렇다면 아버지의 태도는 당연히 변해야 합니다. 아내 입장에서도 단호하셔야 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아버지가 변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은 어머니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가정에서 폭력은 절대 용납되지 않습니다. 자녀들에게 매가 허용될 때도 있습니다. 자녀가 약속을 어겼을 때, 처벌수준에 대해 미리 약속한 부분만큼 벌을 줍니다. 그때도 감정이 앞섰다면 부모가 그 부분만큼은 반드시 사과해야 합니다. 부모는 가정에서 지도자입니다. 실수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실수를 하면 어리석은 삶입니다

  대부분 어른 세대들은 권위적인 가부장 중심의 가정에서 자랐지만 우리 자녀들은 민주적인 가정을 원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변해야 합니다. 그리고 청소년기 아들을 폭력으로 훈육하지 않도록 어머니가 더 단호 하셔야 합니다. 더 이상 남편의 훈육 태도를 변호하거나 용납하지 마십시오. 두 아들이 커서 민주적인 아버지가 되는 교육을 집에서 배우면 얼마나 좋습니까? 남편에게는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존경 받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해 볼 가치 있는 일입니다. 남편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는 공부를 권하세요. 아직 두 아들은 아버지를 포기 하지 않고 변화되길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부모는 아이들에게 화 다스리는 법을 가르칠 수 없습니다. 장차 자녀들이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바로 자기 스스로 화를 잘 다스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