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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부부싸움을 하면 남편이 시댁에 가서 말을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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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좋은벗
댓글 0건 조회 5,887회 작성일 15-09-0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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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결혼 7년차 주부입니다. 공부와 직장생활만 하던 제가 결혼 7년 만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너무도 변화가 많고 일도 많습니다. 늘 잠이 부족하고 한 끼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형편입니다. 남편은 회사일이 밤늦게 퇴근을 하며 늘 미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집안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습니다. 남편과 따뜻한 위로의 말을 나눌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습니다. 저는 앞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속에 있는 느낌입니다.

  며칠 전 남편이 일찍 퇴근한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막내 목욕도 함께 시키고 아이들 일찍 재우고 맥주도 한잔 하겠다고 저녁시간에 대해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남편 퇴근 후 대판 싸움을 했습니다. 퇴근한 남편은 아니 일찍 퇴근한다고 전화를 미리 했는데 밥이 겨우 이거야?’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울컥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저도 모르게 격앙되어 매일 매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얼마나 섭섭한 게 많은지, 꼼짝 못하는 게 얼마나 답답한지 말했습니다.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편은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집 나가고 싶은 사람은 난데.. 얼마나 기가 막힙니까? 화가 가라앉고 그래, 자기도 오랜만에 맛있는 집 밥을 기대하고 왔겠지. 전쟁터같은 거실과 성의 없는 식탁을 보고 실망했겠지그러면서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 시댁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부부싸움 후 어머니를 찾은 아들 얘기를 들으면 어느 어머니라도 화가 나겠죠. 어머님이 무슨 말씀을 시작하려할 때 남편이 전화를 뺏는 바람에 바로 전화는 중단되었습니다. 뒤에 들어보니 집나간 김에 오랜만에 어머니에게 안부 차 들렀다가 말이 나온 거랍니다. 이런 일이 벌써 세 번째입니다. 남편은 힘든 상황이 되면 그 자리를 피해 집을 나갑니다. 그런 후 냉전이 계속되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갑니다. 저는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 너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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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세 아이 육아와 가사를 혼자 힘으로 감당해야하는 힘든 상황이시군요. 거기다 바쁜 남편과 서로 위로와 지지의 대화시간도 없어 많이 지쳐 보입니다.

  부부는 서로 원하는 것이 달라서 갈등이 있게 마련이고 싸움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며칠 전 남편이 일찍 귀가한다는 전화를 받고 원했던 것은 남편과 함께 애기목욕도 시키고 화기애애한 저녁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남편은 아내가 성의있게 차린 집 밥을 먹은 후 아이들 재롱도 함께 보고 화목한 가족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셨군요. 제가 보기에 두 분 모두 좋은 저녁시간을 보내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먼저 자신의 욕구가 커서 상대방의 원하는 것을 알아줄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화도 낼 수 있고 오해도 할 수 있고 부부싸움으로 됩니다. 

  부부싸움에도 예의가 있습니다. 첫 째, 대화 도중 집을 나가는 것은 안됩니다. 그러면 남은 배우자는 버려진 느낌이 들고 앙금이 오래 남습니다. 만약 나가고 싶으면, 즉 타임-아웃을 하고 싶으면 말하고 가야합니다. ‘내가 30분만 나갔다 올께.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 걷다가 들어올께. 미안.’

  두 번째, 화가 올라오면 약간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물을 한잔 마십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도 물을 권합니다. 그러는 동안 극단적인 분노는 가라앉습니다.

  세 번째,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간단하게 말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아이들을 함께 목욕시키고 재운 뒤에 맥주 한잔 하면서 서로 힘든 것 들어주는 거예요.’라고.

  그리고 상대방이 안했으면 하는 행동을 간단하게 말합니다. ‘나는 당신이 우리의 싸움을 어른들께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고 예의를 갖춘 부부싸움을 권합니다.

  두 분이 서로에게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당신 참 고생이 많아. 힘들지만 노력해 주어서 고마워. 사랑해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