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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남편이 화를 내면 너무 무서워 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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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좋은벗
댓글 0건 조회 5,696회 작성일 15-07-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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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맞벌이를 하는 주말부부입니다.

남편은 혼자 근무지에서 지내고 어린 두 딸을 제가 돌보며 직장 생활을 합니다. 남편은 평소에 자상하게 집안일을 도와주고 아이들과도 잘 놀아줍니다.

그런데 매 주말이면 앞으로 계속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되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남편은 너무 급하고, 너무 화를 잘 내고, 너무 쉽게 그럼 그만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금방 미안하다고 사과를 합니다. 아무리 미안하다 말을 들어도 이런 게 반복되면 너무 슬프고 답답해집니다.

며칠 전 아침 일입니다. 아침 일찍 두 아이를 깨워서 밥 먹이고, 등교 준비시키는 일은 분초를 다투는 바쁜 시간입니다. 그날따라 늦어져 출근준비 막 끝내고 현관문을 나서는데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 칠순은 우리 집에서 하자

그때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타면서

칠순을 우리 집에서? ?”

전화는 끊겼습니다. 바쁘게 오전을 보내고 점심때 확인해 보니 문자가 길게 들어와 있었습니다. 내용은

-시댁알기를 우습게 안다

- 친정에 하는 것 1/10만 해라

- 남편전화를 그렇게 받으면 안되지

주말에 오는 남편이 너무 싫었습니다. 저는 남편이 올 시간에 어리석게도 집을 나갔습니다. 동네 놀이터에. 찾아 나온 남편을 따라 집에 들어갔습니다. 남편은 화를 불같이 냈고, 아이들은 울고불고 난리였습니다. 저는 남편 앞에서 금방 할 말이 생각나지 않고, 특히 옆에서 비난하거나 재촉하면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이럴 때 남편은 무섭고 함께 있기도 싫습니다. 남편 목소리만 커지면 저는 말을 안하거나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의 이런 행동으로 매번 상황은 더 복잡해집니다. 그날 저녁, 어머니 칠순잔치 제안에 대한 동의와 급했던 아침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남편은 너무 기분좋아하며 고맙다고 했습니다. 사건 종료 후 저는 엉엉 울었습니다. 혼자 아이 키우랴, 일하랴, 제 모습이 너무 억울하고 제 선량한 마음을 오해받아 분하고, 어리석은 제 모습이 너무 싫었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조근 조근 말로 부탁하면 웬만한 것은 들어 줄 수 있습니다. 저는 평화롭게 대화하며 살고 싶습니다.

 

A.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있는데 소통방식이 너무 달라 힘드시군요.

남편은 모든 상황을 빨리빨리 해결하기를 원하고 아내에게서 빠른 반응, 즉답을 원하는군요. 만약 그게 되지 않으면 화가 나고, 목소리가 커지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황을 몰아가고 싶어하는군요. 아내인 당신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그 상황설정이 너무 싫고 힘들고 무서워 무조건 피해버리는군요. 그러다가 서로 고통의 시간, 반성의 시간을 가진 후 말로 해결하는군요. 그러는 동안 아이들은 불안하고 어른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모처럼의 가족휴일은 공포의 시간이 됩니다. 이런 해결방식은 서로에게 좌절감을 주고 매우 비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우선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잘 알아차려서 남편에게 정확하게 일리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나는 급히 결론내라고 하면 금방 생각이 안나요. 막 밀어붙이면 머리가 하얘지고, 그 상황을 피하고만 싶어져요, 그리고 당신과 대화하는 것이 겁나고 미워져요. 그런데 시간을 주면 정리해서 잘 말할 수 있어요 부탁할게 있어요. 내가 이카드를 내밀면 당신이 내 제안을 받아들여 잠시 기다려주면 좋겠어요

그 카드에는 이렇게 씁니다.

[당신 제안에 대해 저녁 9시까지 정리해서 얘기 할께요]

카드를 만드세요

그리고 남편이 화를 낼 때 너무 절망하지 말고 이렇게 자신에게 말해보세요

상황이 마음대로 안되는 모양이구나

자기식대로 안되서 화가 났겠지

그래도 금방 미안해하니 감사하다.

아주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