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성 없는 남편때문에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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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두 자녀를 둔 40대의 주부입니다. 며칠 전 여름 휴가를 앞두고 크게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5월부터 여름휴가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는데 알아서 다 할 테니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며칠 전 대화를 해보니 아무런 준비도 예약도 없었습니다.
저의 남편은 한번도 휴가를 미리 계획하여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늘 충동적으로 휴가를 가고 언제나 도착해서 허겁지겁 숙소를 잡습니다. 어느 날 5학년 아들이 출발하는 차 안에서 “ 아빠 숙소는 잡았어요?” 라고 물어볼 정도입니다. 그러면 대답이 “ 아빠가 동네 이장님 댁에서라도 재운다. 걱정 마”라고 말합니다. 정말 이장님 댁에서 잔 적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일이 화가 나는데 남편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자주 얘기합니다. 저는 가족 휴가계획은 가장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절대 나서지 않습니다.
여행을 가서도 못마땅합니다. 모든 일정을 수시로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바꿉니다. 작년에는 계곡 물놀이 장소로 가게 되어 저는 아이들 물놀이 준비를 완벽하게 해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여행지 가까운 지역에서 유명한 연극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연극을 무척 좋아합니다. 사흘간 저희 가족은 물에는 몸 한번 담그지 못하고 밤에는 늦도록 연극을 보고, 다음날은 늦잠만 자다가 돌아왔습니다. 연애 때는 이런 남편의 성격이 멋있고 또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막상 결혼 후 이런 행동들은 화가 납니다. 또 어디가면 어떤 상황이 될지 불안합니다.
저는 언제나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고 메모를 해야 안심이 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명절도 미리미리 준비하고 이사도 두 달 전부터 걱정하고 손님 초대는 보름전부터 준비합니다. 저의 이런 모습을 보고 남편은 답답하다고 합니다. “삶을 즐길 줄 모른다. 걱정이 너무 많다. 준비하느라 고생만 많다. 그래서 어리석게 보인다” 라고 합니다.
밤늦게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황에서 친구를 데려온다고 허락해 달라는 남편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남편과 맞추며 살기 참 힘듭니다.
A.
남편과 성격이 많이 달라, 특히 생활양식이 달라서 많이 불편하시군요.
성격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신은 계획하고 준비하고, 미리 해 두어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판단형’이고 남편은 개방적이고 상황에 맞추고 느긋한 ‘인식형’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성장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발달된 생활양식인데 어떤 것을 편하게 여기고 선호하는지를 말합니다. 누가 맞고 틀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을 성격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때는 나와 다른 사람이 아주 밉고 화를 돋구는 나쁜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남편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장점도 많습니다.
‘인식형’인 남편은 새로운 상황에서 일처리가 유능합니다. 느긋하여 삶이 빡빡하지 않습니다. 미리 걱정을 하지 않으니 그 시간에 다른 일을 더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삶을 다양하게 즐길 수도 있습니다. 물론 ‘판단형’의 장점도 많습니다.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니 실수가 적고 안전하며 여유가 있습니다. 삶은 질서가 있고 조직적입니다.
부부가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하려면 서로의 장점을 알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로 잘하는 부분을 맡아서 하는 것이지요 갑자기 데려오는 남편친구는 있는 것만으로 대접하는 여유를 부려보세요 남편은 손님을 잘 대접하는 것 보다는 이벤트를 즐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면 양해를 구하고 단호하게 거절 해야겠지요 두 사람이 똑같아지는 것이 멋있는 삶은 아닙니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성격을 나쁜 성격이라고 하면 싸움만 됩니다.
두 분은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를 뿐입니다. 지금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남편의 성격도 데이트 시절에는 재미있고 멋있게 보였다지요? 서로 사이가 좋을 때는 멋이게 보이던 성격도 관계가 나빠지면 눈에 거슬리는 법입니다. 휴가를 앞두고 남편에게 불평하는 모습보다는 계획의 달인인 아내가 맡아서 준비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선택이 아닐까요?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렇게 태어났다’ 라고 생각하세요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복숭아를 권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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