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갈등 ] 시댁에 가는게 점점 힘들어집니다
페이지 정보

본문
Q.
6살 딸 하나를 둔 새댁입니다.
사랑하는 남편 만나서, 친정집에서 멀리 떨어진 시댁 근처에서 가정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시댁 어른들이 많이 아껴주시고 잘 대해 주십니다. 특히 손주를 예뻐하셔서 거의 매주 시댁 나들이를 합니다.
가면 솜씨 좋으신 시어머님의 맛있는 요리도 많이 먹고 밑반찬 까지 싸서 들고 옵니다.
그런데 지금은 슬슬 시댁 가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남편은 제가 음식을 하면 늘 어머님과 비교를 하며 저에게 핀잔을 줍니다.
요리를 정성들여 해도
‘엄마 콩조림 떨어졌어?’, ‘엄마 깎두기 이제 다 먹었어?’ 라며 얻어온 어머니 반찬만 찾고요.
‘와! 엄마한테 교육 좀 받아야겠는데, 아직도 내 입맛을 못 맞추는 구나.’
‘이제 우리 엄마 맛과 비슷해’ 라고 말합니다.
늘 어머니 반찬과 비교하고 저더러 엄마 맛을 따라 배우라고 하네요.
저의 요리점수는 '시어머니 맛과 얼마나 일치하는가?' 입니다.
저는 새로운 요리도 도전 하고 싶고 창의적으로 멋을 낸 요리도 하고 싶습니다. 근데 이제 잘 하고 싶은 마음도 싹 가십니다.
더 큰 어려움은 시어머니입니다. 저희가 문을 들어서면
‘아이고 이렇게 추운데 옷이 그게 뭐니’,
‘우리 똥강아지~~ 더운데 누가 이렇게 많이 입혔누? 엄마가 옷을 영 엉터리로 입혔구나!’
‘요새 이쁜 옷 싸던데 하나 사 입히지!’
‘내가 사 준 옷은 안 입네. 네 엄마가 할미가 싫은가 보구나!’ 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저는 시댁에 들어서자마자 기분이 확 나빠집니다.
저도 딸 아이 옷을 입히고 신발을 신길 때는 신경 많이 씁니다. 아이 고집을 못 꺾어 입히고 싶은 것 못 입힐 때도 있긴 하지만요.
그때 마다 사정이 있는데 늘 이런 식으로 제 사정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시댁에 가기 전에 옷 입히면서부터 아이를 많이 혼내게 되고, 반찬 때문에 자주 남편과 언성이 높아집니다.
이런 제가 너무 까칠한건가요?
A.
육아와 음식에 최선을 다하는 주부군요.
시댁에 가면 시어머니로부터 이런 저런 말을 듣게 됩니다. 어르신들은 늘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니까요.
그 말들이 칭찬이나 격려가 아니면 모두 자신을 비난하는 말로 들린다니 정말 힘들었겠습니다.
그리고 속이 많이 상하고 또 방문을 피하거나 줄이고도 싶겠군요.
거기다 손녀딸 앞에서 엄마가 마치 미련한 사람처럼 나무라듯이 이야기 하면 더 더욱 그랬겠지요.
그런데 어머님은 별 생각 없이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저 어머니의 의견이지요.
그러나 그것을 꼭 며느리가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만날 때 마다
‘아이구 예쁘구나. 엄마가 이리도 예쁘게 해줬구나. 편하고 좋은 옷을 골라 사 입혔구나!’ 라고 하시면 좋겠지요.
그러나 어머니는 당신의 말에 며느리 기분이 어떨지는 생각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 시대에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여유는 없었으니까요.
우리 딸의 그날 기분, 그날 입고 싶은 것, 입히고 싶은 옷은 전적으로 어머니의 자유로운 선택 사항입니다.
어머니 말씀은 그저 인사 차원이고 취미 활동입니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나 어머니가 특별히 사준 옷이 있으면 신경 써서 입고 가는 게 예의입니다.
딸에게도 할머니가 사준 옷이라고 반복해서 일러 주는 게 교육이기도 합니다.
남편의 입맛을 사로잡고 싶다면 맛있는 요리 만들기에 도전해 보세요. 그러면 먼 훗날 인정받는 요리사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편하게 살고 싶으면 남편 반찬 투정을 즐겁게 듣고 넘기며 열심히 어머니 요리 얻어다 밥을 차리면 됩니다.
맘 편하게 어느 쪽을 선택해도 가족들은 맛있게 먹고 행복해 할 것입니다.
- 이전글[ 가족 갈등 ] '장남'으로서 잘 하고 싶은데 아내가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17.04.19
- 다음글[ 가족 갈등 / 개인 심리갈등 ] 처가 식구에게만 맞추는 것이 힘듭니다. 17.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