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갈등 / 중독 행동 ] 도박에 빠진 아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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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0살 아들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아들은 현재 취업 준비를 하며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성격이 급하고 참을성이 없어 양육하기 버거웠습니다.
그래도 언변이 뛰어나고 기계를 잘 만지며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었습니다.
자라면서 공부보다는 게임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아 어딘가에 꽂히면 끝장을 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남자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것은 두루 거쳤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부는 늘 공부를 열심히 하기를 강조했습니다.
집안 분위기가 교육적이고 학습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다행히 이런 부모의 생각을 잘 따라주는 둘째는 늘 칭찬을 받았고,
큰 아들은 매번 꾸중과 잔소리가 섞인 비난을 받는 입장 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이 도박을 오랫동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스포츠 토토 등 합법적으로 허용된 것이지만 분명 도박입니다.
그리고 그 돈은 주로 친척이나 친구에게 거짓말로 빌린 적도 많고, 최근에는 카드 대출도 받았습니다.
청소년기에는 방학이면 친척 집을 돌며 인사를 하러 간 것도 거짓말로 돈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시절에 몰래 집에서 현금을 가져가거나, 카드를 가져 간 적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혼내기도 하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하여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곤 했습니다.
'크면 나아지겠지!', '이번이 끝이겠지!', '이번엔 진심으로 뉘우쳤겠지!'
지금까지 저희 부부가 아들을 대해온 태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고 친 돈 단위도 크고 본인도 자신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군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해서 주눅 들었던 아들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싶어 부모로서 죄책감도 듭니다.
길길이 날뛰던 남편은 이참에 5년 째 교제 중인 여자 친구랑 결혼을 시키면 오히려 정신을 차리지 않겠느냐고 합니다.
아직 알바 수준으로 벌이도 시원찮고, 빚도 있는데 과연 결혼을 시켜도 될지 걱정입니다.
A.
장남의 도박 사실을 알고 정말 충격이 컸겠습니다.
더구나 취업과 결혼 등 인생에 중요한 과업을 앞둔 창창한 젊은 나이라 더더욱 앞이 캄캄하시겠습니다.
양육에 문제가 있었나?, 부모가 무엇을 잘못했나?, 별별 생각을 다하셨겠지요.
가족들이 받았을 충격과 좌절은 이루 다 말할 수도 없겠지요.
그동안 도박과 관련하여 가족들에게 거짓말을 해온 아들을 생각하면 분노가 대단할 것입니다.
도박은 중독입니다. 중독 중에서도 제일 무서운 중독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평생에 걸쳐 진행되는 만성 질환입니다.
중독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가족입니다. 한번 중독이 되면 자신의 의지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들도 중독자가 가진 특성을 공유하게 되는 공동 의존증을 갖게 됩니다.
즉 길길이 뛰다가 시간이 지나면 용서를 하고 그러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재발하기 쉬운 원리와 같은 것이지요.
아들에게 맞는 전문가를 만나 치료를 권유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자문을 구하세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노크하고 적절한 안내를 받으세요. 가족도 함께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청년은 중독 비율이 높고 우울증, 일상생활 장애, 강박적 집착, 금단 현상 등이 병행되며 직업 장면에서도 기능 발휘가 30%정도 밖에 안됩니다.
정말 아들이 회복하길 원한다면 빚진 돈을 갚아주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아들의 결혼을 허락하신다면 예비 며느리에게 이 사실을 모두 알려야 합니다.
만약 숨기고 결혼하게 되면 더 큰 어려움을 감당하셔야 합니다.
가슴이 아프더라도 이 아들에게는 '냉정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정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아들의 긴 치료 과정을 도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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