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갈등 ] 어머니가 쓰러지셔서 집을 정리했는데, 아버지가 화를 내십니다.
페이지 정보

본문
Q.
저는 무남독녀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습니다.
결혼 후에도 육아와 가사 여러 가지로 부모님의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언젠가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효도를 잘 하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어머니가 갑자기 뇌졸증으로 쓰러져서 병원 생활을 하게 되면서 저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어머니 병원을 매일 갔고요. 엄마를 지극 정성 간호 하는 아버지 밥도 매일 날랐습니다.
부모님을 챙기느라 두 아이들 학교 챙기는 문제며 집안일은 직장 생활하는 남편에게 맡겼습니다.
저는 당연히 제 마음을 공감해주리라 믿었고, 그들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잘 해주길 바랬습니다.
입원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들 불평이 시작되고 성격 좋은 남편도 불만을 호소했습니다.
저는 마구 화를 내며
"우리가 누구 덕에 그동안 편하게 살았는데 그것도 못 참느냐" 고 했지요.
물론 저의 부모님은 아이들과 남편 챙기라고 하셨지만 저는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너무 불쌍하고,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퇴원을 앞두고 더 혼란스러운 일이 생겼습니다. 어머니가 퇴원을 하면 집에서 휠체어 생활을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저는 휠체어로 집 구석구석 이리저리 다니실 수 있도록 집을 정리했습니다.
구식 냉장고도 버리고, 낡은 이불도 버리고, 10년 넘은 부모님 옷들도 버렸습니다. 무거운 그릇도 버리고 오래된 책들도 버렸습니다.
베란다의 물건도 정리하고 크고 작은 청소 도구도 버리고 신형 청소기로 교체했습니다.
그런데 고마워하고 좋아하실 줄 알았던 아버지께서 너무 화를 내시는 것입니다.
"왜 네 맘대로 했냐."
"더 이상 우리 생활에 끼어들지 마라."
"이제 우리 집에 오지도 마라."
저는 너무 억울했죠. 양쪽 집 살림 하느라 몸과 마음이 힘든데 칭찬은 커녕 오히려 비난만 받는 입장이 되었잖아요.
그래서 요즘 저는 아이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짜증만 내고 있습니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A.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되레 욕만 들어서 억울하시겠어요. 그동안 어머님의 갑작스런 사고에 놀라고 가슴이 아프셨겠어요.
서로 의논할 형제 자매도 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혼자 애 많이 쓰셨군요.
부모님께 받은 사랑이 많았고 혼자이다 보니 이 기회에 너무 너무 잘 해드리고 싶었던 게지요.
그러나 아직, 친정 부모님은 두 분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실 수 있는 힘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의 생활 방식대로 편하게 지내고 싶으신 모양입니다.
새로운 모델의 전자 제품이 오히려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집 정리해준 딸에 대한 고마움 보다는 의논 없이 멋대로 내다 버리고 바꾼 것에 대한 분노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딸의 걱정보다 아버지는 아직은 정정하고 에너지가 있고 건강하시군요.
아버지에게 어머니를 간호 할 기회를 드리세요. 그리고 마음대로 집을 꾸려나갈 시간을 드리세요.
아버지에게는 서툴지만 새로운 도전이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부모님은 이제 몸이 불편해지는 것을 수용하시면서 두 분이 새로이 역할 교대를 하여 그들의 삶을 꾸릴 것입니다.
아버지 화가 풀릴 때 까지 '부탁' 존중하세요. 친정 방문을 자제하세요.
특별한 날 가끔 온 가족이 가서 얼굴 보고, 웃고, 재미있는 시간 가지시고요. 정리도 간섭도 더 이상 하지 마세요.
지금 더 신경 써야 할 곳은 당신의 가족입니다. 좋은 어머니 역할과 좋은 아내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권합니다.
좋은 가족 관계에는 긍정과 부정 5:1의 황금 비율이 있습니다.
쉽게 짜증이 난다는 말은 긍정과 부정의 황금 비율 5:1이 깨어졌다는 경고 신호입니다.
상황을 바꾸려는 큰 시도보다는 서로 애정을 확인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많이 하십시오.
다정하게 인사하고, 친절하게 말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첫 노력입니다.
- 이전글[ 부부 갈등 / 재혼 가정 ] 재혼 생활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16.12.16
- 다음글[ 자녀 양육 ] 7살 아들이 원형 탈모증이예요. 1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