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갈등 ] 남편이 친정 도움을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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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결혼 7년 차 직장 여성입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남편은 늘 성실하며 아주 검소합니다. 대학부터는 모든 생활을 독립적으로 해결했습니다.
결혼 준비도 저희 둘만의 힘으로 소박하게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제 친정은 비교적 여유 있어서 결혼 준비 비용을 부모님이 부담하고자 하셨지만 남편이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저는 이런 남편이 좋았습니다. 어른스럽고 당당한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출발을 어렵게 하다 보니 삶의 여유가 없고 두 아이까지 태어나자 저는 생활고에 짜증이 났습니다.
전세 대출금 부담에 모든 것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 힘들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전해 들은 친정 어머니께서 지난 달 돈을 조금 주셨습니다.
오랜만에 이것저것 아이들 옷도 사고 잔뜩 쇼핑을 했습니다. 저녁에 이 사실을 들은 남편은 길길이 날뛰며 화를 냈습니다.
“왜 장모님이 우리 집 돈 문제에 개입 하는거야? 그래서 당신 표정이 거만해졌구나.”
저는 너무나 의외의 반응에 많이 놀랐습니다.
장모님이 주시는 돈을 ‘왜 우리 딸 고생시키느냐?, 돈 고생 시키는 사위가 못마땅하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어른의 호의를 왜곡 하는 것이 속상했습니다. 과거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결혼 당시 ‘간소하게 하자’ 는 상견례 때 약속을 무시하고 저희 어머니가 이바지 음식을 바리 바리 싸서 보낸 것이
사돈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여겨져 화가 많이 났고 그 때부터 장인 장모는 돈으로 사돈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다는군요.
그동안 본인 가슴 속에 묵혀두었다가 이번에 처음 그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남편은 제 어머니 돈 씀씀이나 사위 대하는 태도에서 자주 자존심이 상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고마운 친정 부모님의 뜻을 남편이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화까지 내는 바람에 속이 많이 상하시겠어요.
친정 도움으로 경제적 여유를 기대했다가 철회하게 되어 실망이 많이 되었겠습니다.
옛말에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처가 살이 안한다.” 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처가 살이가 어렵다거나 처가 도움 받는 남자의 신세를 한탄하는 말로 쓰였지요.
남편은 이런 말에 대하여 동의하는 분 같습니다. 나아가 처갓집 도움은 남자의 자존심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돈에 대해 매우 특별한 예민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부부가 좀 더 신뢰하고 친밀한 관계가 되기를 원하는 것 맞지요?
그렇다면 남편의 뜻을 이해하고 존중하십시오.
결혼 전에는 부모님의 가치관과 집안 형편에 맞추어 살았지만
결혼 후에는 남편과 새로운 가족 규칙, 새로운 가족 문화를 만들어가며 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남편이 처가 도움 받는 것을 그토록 싫어한다면 지금은 남편 생각에 따라야 합니다.
부부는 서로 원하는 것을 조율해 가며 사는 게 바람직하지만, 한 쪽이 지나치게 싫어하는 어떤 부분이 있다면 일단 한걸음 양보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편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세요.
남편은 처가로부터 무시 당하기 싫다는 생각이 아닐까요?
아내 입장에서는 워낙 익숙해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친정 부모님의 말과 행동 중, 남편이 상처를 받았다고 하면 그렇다고 인정을 해야 합니다.
요즘 부모님의 경제적 도움이나 유산에 대해 대놓고 탐을 내는 자녀들도 많은데 남편은 참으로 건전한 사고를 가진 사람입니다.
연애 때 멋있게 보여 남편에게 호감을 가졌던 첫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대화를 해 보십시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경제에 대해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의논하세요.
서로 더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면 더 친밀하고 끈끈한 부부가 될 것입니다.
친정 부모님에게도 남편의 뜻을 잘 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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