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족을 위하여 (상담사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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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결혼 10년 차 주부입니다. 최근 들어 명절이면 늘 시댁 다녀오는 차 속에서 남편에게 화를 내고 있습니다.

남편은 명절 전에 시댁에 갔다가 연휴 마지막 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기를 원합니다. 

친정 나들이를 하는 손위 시누네 가족들을 맞이하여 같이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서요.

저도 결혼 후 지난 5년 간은 시댁 행사가 즐거웠습니다. 일단 남편이 아주 행복해 하고 자신의 장남 역할을 뿌듯해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시댁 식구들과 잘 어울리는 저에게 아주 고마워했습니다.

제가 자란 친정은 왕래하는 친인척이 거의 없어서 명절에는 심심했습니다. 명절도 평소처럼 가게 문을 열고 열심히 명절 대목 장사를 했습니다.

현재 저는 친정 근처에 살아 자주 뵙기도 하고

"명절에는 시댁 가서 잘 지내라" 라고 하셔서 명절에는 굳이 친정 나들이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혼 후 시댁에서 함께 음식 만들고 차례 지내고 손님 맞이하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어머님의 보조로 일하면서 시끌벅적한 시댁 명절 문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도련님이 결혼하고 동서가 들어오면서 제가 불만이 많아졌습니다.

아랫 동서는 명절 날 아침에 왔다가 차례 끝나면 곧바로 친정으로 갑니다. 시댁에서 자는 것이 불편하다는 이유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머님이 아무 말도 안 하십니다. 갑자기 저는 낙오자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동서가 일찍 가버리고 나면 남아있는 저는 너무 초라한 느낌입니다. 공연히 짜증이 나고 저를 배려하지 않는 남편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까지 시댁에서 지내다 집으로 돌아오면 할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서로 지친 상태에서 또 남편에게 시비를 걸게 됩니다.

지난 추석에는 동서가 해외여행 간다며 아예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명절 내내 화난 표정으로 지냈습니다.

도대체 설명되지 않는 이런 불공평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제 표정이 굳어있으니 어머님도 남편도 제 눈치를 많이 봅니다. 남편은 이런 저더러 변했다고 하네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A.

남편과 명절 문제로 시비 걸고 화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군요.

아랫 동서와 비교되면서 마음이 복잡하고 속이 많이 상하게 되었군요.

시댁 문화에 적응하려는 노력도 없이 자기 사정만 고려해서 행동해버리는 젊은 동서를 보며 자신이 마치 바보처럼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고민하고 있는 모습은 내 멋대로, 내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맏 며느리로 들어온 새 색시가 명절 날 방글 방글 웃으며 시댁 식구들과 함께 있는 것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어른들이 많이 귀여워했을 것 같군요.

남편도 아주 신이 났을 것 같고요. 모처럼 만난 가족이 좁지만 한 집에서 자는 날, 어른들은 흐뭇하셨을 겁니다.

그 댁 사정을 들어보니 당신 뿐만 아니라 시 부모님, 남편, 시누이 모두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 같군요.

어른들은 체면이 구겨졌고 말씀은 안 하셔도 큰 며느리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겠지요. 

남편은 철없는 동생 대신 더 머물기를 선택하는 것 같군요.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가요?

단촐하고 재미없는 명절을 경험했던 어린 시절 자신이 소원했던 명절은 어떤 것인가요?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 어떤 명절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가요?

어떻게 하면 바보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남편에게 시비 걸지 않는 명절이 될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현명한 어머니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우선 남편에게 정리된 자신의 생각을 부드럽게 말로 전달하세요.

시댁 가서는 웃는 얼굴로 즐겁게 보내고 싶고, 하루 일찍 돌아와서 명절 후 휴식 시간도 갖고 싶고, 

남편으로부터 수고했다 고맙다는 칭찬도 받고 싶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시누님께도 만남의 시간을 앞당기자는 제안을 해보세요.

아마 예상치 못한 선물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웃음이 있고 즐거운 명절 문화를 가진 가정은 서로 배려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들이 만드는 아름다운 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