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 양육 ] 친구처럼 지내던 딸이 저를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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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2 딸을 둔 엄마입니다. 7남매 중 넷째로 자란 저는 집에서 그저 있으나 마나 한 존재로 자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늘 부모님의 관심을 목말라 했습니다. 교육열 높은 부모가 있는 친구들을 그렇게도 부러워하며 자랐습니다.
입는 것도 먹는 것도 부족함이 많았고 부모님은 학습과 진학에 전혀 관심을 보이시지 않았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어머니가 저를 위하여 학교에 오신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입니다.
저는 부모에 대해 좋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저 혼자 알아서 컸습니다.
결혼 후 3년 만에 어렵게 딸을 낳았습니다.
저는 예쁜 것 좋은 것을 잘 사주는 엄마였고, 초중고 내내 학부모 임원이 되어 학교를 자주 들락거리며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제가 누리지 못한 것을 모두 딸에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딸의 친구 관계, 학교생활, 학원 생활 제가 모르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예쁘게 성장하는 딸을 보는 것은 정말 저의 유일한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철썩 같이 믿었던 딸과 저의 사이는 지금 완전 붕괴되어버렸습니다.
고등학교로 진학한 딸은 남자친구를 사귀고 화장을 하고 손에서 거울을 떼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시내를 돌아다니고 옷도 직접 사러 다닙니다.
토요일은 어김없이 친구들과 놀기 위해 긴 시간 외출을 합니다.
이런 것 하나하나를 제가 간섭하고 확인하니까 이제 거짓말 까지 합니다.
캐물어도 짜증만 내고 문을 쾅 닫고 반항적인 말투와 태도로 대합니다.
며칠 전 제가 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긴 잔소리를 했습니다.
왜 이렇게 변해 가느냐고. 그리고 왜 이렇게 나와 멀어지려 하냐고.
자식이 하나 밖에 없는 데 이렇게 엄마를 외롭게 해도 되겠냐고.
울며불며 난리를 쳤더니 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친구들이 나 보고 17살 짜리 같지 않고 꼭 엄마처럼 말해서 싫다고 해.
남자친구도 내가 너무 아줌마 같이 말하고 행동해서 짜증 난다고 해.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저는 친구처럼 더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데 딸은 저한테서 도망가려고 합니다.
너무 외롭고 허탈합니다. 제가 뭘 잘못 생각하고 있나요?
A.
곱게 곱게 키운 품 안의 자식이 따박 따박 자신의 이야기를 할 정도로 훌쩍 컸군요.
혼란스러워하는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지는 못할망정 단호하게 도망가겠다고 선언을 해서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군요.
더구나 하나 자식이라 더 다른 기대할 자식이 없어 허무하시겠습니다.
따님은 사랑을 많이 받고 건강하게 잘 자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 슬슬 독립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엄마로서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을 따님은 간섭과 집착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하니까 허락받지 못할까봐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지요.
왜냐하면 아이가 원하는 것과 엄마가 원하는 것은 절대 같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유행하는 인형을 너무 갖고 싶었던, 그러나 갖지 못했던 엄마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렵게 그 인형을 구해서 딸에게 선물한 엄마는 그 선물에 좋아하지도 고마워하지도 않는 딸을 보고 실망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인형은 엄마가 갖고 싶었던 것이지 딸이 원하는 것은 아니었던 게지요.
따님이 친구들로부터 ‘엄마표 간섭’을 한다고 지적 받은 것은 부모가 알아야 할 중요한 단서입니다.
또래 친구들처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 할 수 있도록 멀리서 바라봐 주어야 합니다.
지금 그대로의 딸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존중하십시오.
딸과 오래 오래 친구처럼 지내고 싶으신 가요?
좋은 친구는 비난이나 불평이나 잔소리는 안 합니다. 항상 편들어 주고 응원합니다.
이제 슬슬 딸로부터 독립할 준비를 하십시오.
딸을 위해 기도하고, 더 당당하고 멋있는 중년의 삶을 준비를 하십시오.
잔소리와 비난을 중단하면 모녀 관계는 다시 회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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