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 양육 ] 게으르고 무기력한 아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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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7살 아들을 둔 어머니입니다. 게으른 아들 때문에 너무 답답합니다.
아들은 전문대를 졸업하고 군대에도 다녀왔습니다.
그 이후로 3년 째 집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스마트폰과 컴퓨터에만 빠져있습니다.
중학교 때 왕따 때문에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상담 선생님이 부모님의 다툼과 잔소리 때문에
아이에게 상처가 많고 자존감이 낮다고 하시더군요.
그때부터 아이들 앞에서 싸우는 것도 조심하고 잔소리도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들은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고등학교까지 무난히 마쳤습니다.
게으름은 대학 들어가서 절정이었습니다. 아침 수업을 시간 맞춰 가지를 못해 제가 차로 데려다 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군대 생활은 잘 해냈습니다. 제대 후 몇 군데 취업도 했으나 모두 한 달을 못 견디고 그만 두었습니다.
늘 이런 저런 이유가 있었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배부른 소리로 들렸죠.
지금까지 돈 한 푼 제 힘으로 벌어본 적이 없습니다. 자격증을 따겠다고 시험 준비를 한다는 말만 하지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책은 전혀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밤낮이 완전 바뀐 상태입니다.
당연히 밥도 가족과 함께 먹지 않습니다. 아무도 없는 시간에 마음에 드는 걸 찾아 먹고 대개는 인스턴트로 때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라면이나 만두 등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을 항상 준비해 둡니다. 아이 방안에는 과자 봉지만 수북합니다.
그런데 제사나 명절에 집에 손님이 오면 멀쩡하게 대화도 하고 예의를 지킵니다.
시간 맞춰 일어나고 함께 식사도 합니다. 사촌들과 어울려 영화도 보고 술자리도 합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저희 부부는 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나이 든 우리는 이렇게 밤낮없이 고생하는 데 젊은 아들이 저 모양이니 한숨 뿐입니다.
우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또래 씩씩한 청년을 보고 있노라면 아들이 뭐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같습니다.
우리 아들은 왜 이럴까요?
혹시 어릴 때 받은 상처 때문에 이렇게 무기력해 졌을까요?
A.
많이 답답하시겠군요. 충분히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개척해야 할 나이에 무기력하게 생활하고 있는 아들을 곁에서 보고 있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부모의 싸움 때문에 기본적인 자존감과 자신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는 상담 소견 때문에 자녀 양육에 변화가 있었군요.
부부 싸움을 조심하고, 잔소리를 줄인 것은 아주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아들의 발달 단계에 따른 적절한 행동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성장하면서 그 어떤 책임도 혼자 힘으로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로 자랐을 수 있습니다.
그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재로 집안의 상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군대 생활도 잘 해내고, 친척들과의 교류도 잘 해내는 것을 보면 아드님에게 특별한 정서 장애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긴 시간 동안 자극 받지 않고 책임지지 않으면서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도록 길들여진
‘학습된 무기력’ 으로 보입니다. 스스로 상황을 헤쳐 나가는 의욕을 잃은 상태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도전도 해보고 싶었고, 좋은 직장에 취업도 하고 싶었으나 좌절이 거듭되면서 회피하는 생활이 반복된 것 같습니다.
지금 부모로서 원하는 것은 ‘아드님의 삶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는 것’ 맞지요?
아주 작은 성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우셔야 합니다.
우선 와이 파이를 제거하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해지 하십시오.
집안에 있는 모든 인스턴트 음식을 모두 없앱니다.
그저 모든 것이 쉽게 얻어지는 안락한 환경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게에 나와서 일을 하게하고 비용을 정당하게 지불하세요.
이 과정에서 화를 내시거나 비난을 하시면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한 목소리로 따뜻하지만 강단있는 모습을 보이셔야 합니다.
어린 시절 상처를 받았다고 해서 지금 현재 자기가 감당해야 할 삶의 의무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들의 고생을 절대 마음 아파하지 마십시오.
오늘 조용히 불러서 부모님의 뜻을 전달 한 후 아드님의 재기를 막고 있는 안락함을 제거 하십시오.
적절한 나이에 가르치지 못한 것을 지금이라도 가르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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