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심리갈등 ] 시누이가 집근처로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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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40대 주부입니다. 초등학생 딸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던 시누이 가족이 제가 사는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시누이는 남편보다 3살 위입니다. 아주버님이 내년부터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답니다.
또 우리 동네, 같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하겠답니다. 이미 다 알아보았고, 곧 집을 확정하게 될 것 같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결혼 15년 간 시댁 식구들이랑 잘 지내 왔습니다. 그런데 시누네 가족이 가까이 온다니 덜컥 겁이 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일 년에 몇 번 집안 행사 때만 만났기에 좀 불편한 것이 있어도 참고 예의를 차리며 잘 지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가까이 살면서 자주 만나면 혹시나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 많습니다.
동네 친한 언니에게 이야기 했더니
‘근처에 살면 반드시 원수가 된다. 괜한 일로 서로 관계가 나빠지지 않으려면 좀 멀리 떨어져 사는 게 좋다’ 고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지나가는 말투로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은 매우 화를 내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네. 내가 누나에게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어!” 합니다.
저더러 이렇게 속 좁은 여자인 줄 몰랐대요. 너무 실망이 된다네요.
우리 부부는 시누이가 이사 오기도 전에 이미 싸우고 있습니다.
시누이는 친 자매처럼 허물없이 대해주었으며 아이들의 옷이며 장난감, 책까지도 많이 챙겨주었습니다.
서울서 휴가철이면 부산이나 남해안을 가는 길에 저의 집을 들러서 하루 밤 주무시고 가셨습니다.
남편은 대학 시절 누님 댁에서 학교를 다니기도 했답니다.
남편이 누나를 좋아하고 챙기고 싶어 하니까 지금까지 저도 잘 대접해 드렸습니다.
제가 동네 언니의 말에 지레 겁을 먹고 잘못 처신한 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못된 아내로 실망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걱정이 되고 불안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몹시 당황스런 상황이 되었군요.
자신의 불편함을 남편에게 이야기 한다는 것이 결국에는 남편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강요하는 꼴이 되었군요.
가족이 근처에서 살게 되면 불편함이 생길 수 있고 그에 대한 염려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남편과 좋은 부부 관계로 지내고 싶으신 것은 맞지요?
시누네 가족과도 잘 지내고 싶으신 것도 맞지요?
시누네 가족이 근처에 살게 되면 어떤 불편함이 생길 것 같습니까?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방문하는 것, 거절하고 싶은 초대, 함께 외식을 하거나 여행하면서 경비를 나누는 것, 등등,
나의 자유로움과 프라이버시가 침해 될까봐 염려 되시는 거지요?
시댁 식구이기 때문에 무조건 참고 따라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건물에 살아도 절대 상대방의 가정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규칙들을 정해서 잘 지키며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모임도 식사도 강요하지 않고 개인의 욕구를 존중합니다.
우리 동네로 이사 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일까요?
우선 남편에게 당신의 속사정과 걱정스러움을 말씀하세요.
당신의 두려움은 비난 받을 일이 아닙니다.
남편과도 시누네 가족과도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어하는 아내를 어떤 남편이 속 좁다고 말할까요?
남편도 아내를 희생 시키면서 원 가족과 잘 지내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남편을 믿기 바랍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잘 탐색해 보세요.
용기가 있다면 이사 오기 전에 당신의 속마음을 시누이에게 이야기 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하는 순서는 우선 자신을 며느리로서 환영하고 그동안 베풀어 주신 것에 감사한 다음에 나의 걱정과 속마음을 진솔하게 말씀하세요.
좀 당황하시겠지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드릴 수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는 멋있는 사람이 되세요.
두 딸도 엄마를 보며 잘 배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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