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갈등 ] 함께 사는 며느리가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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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들 내외와 함께 사는 60세 주부입니다. 저는 좋은 시어머니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입니다.
아들이 결혼하자 직장 생활하는 며느리에게 함께 살자고 권했습니다. 사돈댁에서는 자기 딸이 고생할까봐 난색을 표했습니다.
저는 정말 우리 딸 대하듯 살갑게 할 마음이어서 걱정할 필요 없다고 사돈을 안심시켰습니다.
며느리가 들어오자 심심하게 둘만 살던 집에 활기가 넘쳤습니다.
제가 집안정리도 더 깨끗이 하고 식사도 더 풍성하고 품위 있게 준비했습니다.
남편이 제일 많이 좋아했습니다. 아들은 늘 제게 고맙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느리는 자기친구들에게 우리자랑을 그렇게 한답니다.
이제 함께 산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엔 아들내외가 분가하고 싶어 할 때까지 같이 살기로 약속했습니다.
지금 며느리는 정말 집안일은 아무것도 안합니다. 퇴근 후 저녁 식사를 함께 한 후엔 설거지도 시키지 않습니다.
제가 하면 후딱 해 치울 것을 며느리가 서투르게 붙들고 있으면 1시간이나 걸립니다.
기껏 해도 제 마음에 들지 않아 저는 다시 헹구고 닦고 뒷정리를 하는 편입니다.
며느리도 첨엔 팔을 걷어 부치고 싱크대로 왔습니다. 다 해 놓은 설거지를 제가 다시 손을 봤더니, 그 후로는 아예 손을 대지 않습니다.
전 제가 집안일을 도맡아 해도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사람들이 수군대는 말이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서울 사는 시누이가 와서 보고는 ‘며느리를 이고 사는 구먼. 언니가 시집을 살고 있네.’한마디 했습니다.
그 후 남편은 여동생의 이야기가 신경이 쓰였는지‘혹시 우리가 잘못 살고 있나?’라는 말을 합니다.
제 친구 중에서도 ‘웬 고생을 그리 사서 하느냐.너 그러면 끝까지 대접 못받는다.’ 고 말하는 애도 있습니다.
그런데 며느리를 잘 가르쳐야한다는 시누이는 정작 결혼한 아들과 소원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절대 관계를 망치는 선택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너무 귀가 얇은 건가요?
A.
새 가족을 맞이하면서 큰 결심을 하고 동거를 권유하셨군요. 그리고 분가도 서로 의논하여 약속을 미리 해 두었군요.
아들, 며느리, 사돈댁으로부터 감사하다는 인사도 듣고 계시군요. 그리고 남편도 전 보다 더 기분 좋게 지내고 계시군요.
아직 집안 살림을 힘들어 하지 않을 정도의 건강도 유지하고 계시군요.
함께 이야기하고 얼굴 보고 웃고 사는 기쁨도 있지만 귀찮고 신경 쓰이는 일도 한 둘이 아닐 것입니다.
사실 결혼한 아들 내외와 함께 사이좋게 지내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분가해서 편하게 살지 않습니까?
새 식구가 와서 불어난 가사노동과 어른으로서 조심하며 긴장해야하는 것, 거기다 주변 사람들의 참견까지 힘드셨겠습니다.
며느리는 이 가정에 들어온 사람입니다. 아마 새로운 환경에 와서 힘든 점이 많았을 것입니다.
의사소통 방식, 인간관계 방식, 음식, 예절, 옷, 심지어 치약 짜는 방법까지 낯선 것이 한 둘이 아니었을 겁니다.
새로운 사람이 집에 들어오면 서로가 익숙해지는데 3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3년간 새로운 문화를 탐색하고 적응하고 익히는데 시간을 두고 기다려 주어야합니다.
그리고 부엌일은 두 사람의 주부가 함께하면 갈등이 생깁니다.
어떤 학자가 연구를 해보니 설거지하는 방법이 264가지나 되었다는군요.
제주도에서는 결혼한 자식과 한 집에 살아도 다른 부엌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문화가 있어서 고부갈등이 적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살림의 달인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이것저것 가르쳤다면 며느리에게 큰 상처를 주었을 것입니다.
이러쿵저러쿵 참견하는 주변사람들은 고부간 갈등을 구경하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첫 마음으로 돌아가세요.
분가할 때까지 사이좋게 지내세요.
가족 관계를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시어머니를 잘 보고 배운 며느리는 또 그의 자녀에게 깊은 사랑을 주는 부모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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